슈퍼맨에게 "비애"는 없었다.

오직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절망을 넘어서고 말겠다는 불굴의 의지가
있었을 뿐이다.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리브는 자전에세이 "절망을 이겨낸
슈퍼맨의 고백"(문예당. 8천2백원)에서 그가 전신마비라는 장애를 딛고 새
삶을 꾸려가기까지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자신의 재활과정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린 이 책은 98년 미국
에서 출간되자마자 10주연속 비소설 베스트셀러 1위자리를 지켰다.

헐리우드에서 잘나가던 영화배우였던 리브는 95년 승마사고로 목뼈를
부러뜨린다.

혼자 힘으로는 숨도 쉴수 없고 손가락 하나 까딱 할 수 없는 전신마비.

극도의 고통, 분노, 좌절 공포에 시달리던 그를 절망의 나락에서 건져올린
것은 아내 다나가 속삭인 한마디였다.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예요.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리브는 그 말에 새로운 삶을 향해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질 용기를 얻었다고
고백한다.

이후 그의 인생은 인간승리에 다름 아니었다.

필사적인 노력끝에 걸음을 떼게 된 리브는 영화를 감독하고 자서전을
집필하며 사고전보다 오히려 왕성한 활동을 펼친다.

미국과 전세계 수십만명의 척수장애자들의 대변자로 나서기도 했다.

영화속의 슈퍼맨에서 현실속의 슈퍼맨으로 우뚝선 리브.

책장을 덮을 무렵엔 이시대 진정한 영웅은 난관을 극복하고 인내할 힘을
찾은 "보통사람들"이라는 메시지가 가슴속 깊숙히 파고든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