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내수가 포화상태가 될때 지구상엔 더 이상의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세계 육지의 7%, 세계인구의 4분의1, IMF산출 구매력 세계3위의 나라
중국.

"만리장성 뛰어넘기"(김동운 저, 푸른물결, 8천원)는 중국주재원으로
다년간 근무한 저자가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들려주는 비즈니스견문록이다.

저자는 92년 한중 수교후 물적교류는 활발해졌지만 양국간 이해의 간극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상대에 대한 이해없이는 장사는 할 수 있겠지만 비지니스는 불가능하다며
이제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떠오를 중국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야 할때
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저자는 중국인의 의식구조속에 스며있는 역사적 배경을 짚어가면서 중국문화
를 이야기한다.

산도 움직인다는 "우공이산"의 고사를 빌어 중국인의 끈기와 집요함을 설명''
하고 정의보다 승자의 손을 들어주는 중국인의 태도의 배경을 피와 정변의
역사속에서 찾는다.

승자가 패자를 참혹하게 다뤘던 역사를 살아오면서 터득한 생존술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재래화장실에 문짝이 없는 이유도 "나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떳떳하다"는 중국인의 사회적 언어라는 게 저자의 해석이다.

그들의 이런 모습뒤에는 놀라운 속도를 자본주의에 적응해가는 경제대국
중국이 자리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때 북경시내를 수놓았던 자전거무리를 자동차가 대신하고 문화혁명이후
시들했던 교육열이 다시 되살아나면서 신진엘리트들이 속속 정부의 핵심위치
에 자리잡는 등 중국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격변속에 있다고 진단한다.

또 매년 1백조원 규모의 인프라투자도 경제대국 중국의 가능성을 밝게하는
원인으로 꼽는다.

저자는 중국진출을 앞둔 초보투자가를 위한 체험담과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모든 제품을 일단 가짜라고 의심하고 군관계비지니스는 피하라는 등 사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충고들을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또 중국여성의 전통의상(치파오)이 옆구리가 터진 이유, 새벽에 노인들이
공원에 가는 이유 등 평소 접하기 힘든 중국문화의 뒤이야기도 재미있게
다루고 들려준다.

< 김형호 기자 chs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