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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한풀이 성공 .. 최경국 <대신생명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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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동해안을 찾은 인파가 수십만을 넘어섰다고 한다.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되었나 보다.

    TV프로그램만 봐도 납량특집이니, 여름특집이니 해서 무섭게 분장한
    모습들이 안방을 찾아오는 것을 보니 여름은 여름인 듯 싶다.

    여름이면 으레 찾아오는 우리나라 귀신이야기의 대부분이 여차저차 맺힌
    한을 푼다는 것이 그 줄거리다.

    어떤 이가 말하길 우리민족이 원체 한이 많이 맺힌 민족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한이 많기는 많은 것 같다.

    못 먹은 한, 못 배운 한, 못 가르친 한, 못 가진 한, 못 입은 한...

    우리나라에서 성공했다는 위인들의 이야기를 보면 대개 어릴 적 가난한
    농부의 집에서 태어나 찢어지게 가난한 것이 한이 되어서...로 어김없이
    시작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에게 성공이라는 것도 어찌 보면 이렇게
    맺힌 한을 푸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이러한 한풀이가 전체적으로는 우리나라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부모는 자신의 못 배운 한을 풀기 위해 자식의 공부를 위해서라면 어떤
    힘든 일도 마다 않고 뒷바라지를 했고 이것이 우리가 자랑하는 세계적으로
    높은 교육수준을 유지케한 원인일 게다.

    못 먹고 못 가진 한을 풀기 위해 열심히 일한 결과 눈부신 경제성장률로
    세계인을 놀라게 한 "한강의 기적"도 가져왔다.

    그러나 한을 푸는데 무슨 올바른 과정을 생각하고 절차를 생각했으랴.

    문제는 결과만을 생각하는 한풀이식 집착이 이제 우리 전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폐해를 가져오고 있다는 데 있다.

    이미 우리의 산업인력구조는 머리만 비대해진 기형아가 되었다.

    "한강의 기적"은 중금속과 생활폐수로 오염된 한강물을 마셔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한강다리가 절단나고, 백화점이 무너지고, 가스가 폭발하고, 여객선이
    침몰하고, 비행기가 추락하더니, 급기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의
    어린 자녀들이 이땅의 어른들의 눈앞에서 영원히 풀지 못할 한을 품고 화염
    속에서 사라져 가야만 했다.

    이제 못 먹은 것을, 못 입은 것을, 못 배운 것을 더 이상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풀어야 할 한으로 삼아서는 안될 것이다.

    올바른 절차와 과정이 무시된 성공이란 반드시 그 후유증이 따르기
    마련이다.

    더 이상 나의 한풀이가 타인에게 한을 맺히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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