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 하반기중 인플레이션(물가불안)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임금과 유가 급등 등이 물가를 교란시킬 최대 복병이라고 한은은 지적했다.

또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가 상반기중 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속내용을 뜯어보면 물가가 상당히 올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은의 이같은 시각은 물가불안이 당분간 현재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재정경제부 입장과 대조적이다.

한은은 "물가불안 조짐이 감지될 경우 선제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 상반기에는 환율하락 때문에 물가가 안정됐다 =한은은 22일 내놓은
"상반기 물가동향 특징"에서 98년1월 이후 지속된 환율하락이 물가안정을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99년6월 원.달러 환율은 1천1백69원60전.

98년1월(1천7백6원80전)과 비교하면 31.5% 떨어졌다.

상반기 생산자물가가 3.4%(전년동기대비) 떨어진 것으로 나왔지만 환율변동
에 따른 효과를 제거할 경우 생산자물가는 오히려 2.2% 상승한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올 상반기 물가수준을 외환위기 이전인 97년 상반기와 비교하더라도
소비자물가는 연평균 4.5%, 생산자물가는 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표상으론 소비자물가가 0.6% 오르는데 그쳤지만 피부물가는 그렇지
않았다는 얘기다.

<> 하반기부터가 문제다 =비용과 수요측면에서 모두 인플레 징후가 목격
되고 있다는게 한은의 진단이다.

비용측면에선 유가와 원자재가격 동향이 심상치 않다.

원유가격은 지난 3월 산유국들의 감산합의를 계기로 크게 오르고 있다.

유가는 6월말 현재 1배럴당 15.49달러로 작년말에 비해 52.9% 올랐다.

알루미늄 니켈 원목 등 공업용원자재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다.

아시아 지역의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국제시장에서 공급초과물량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6월말 현재 알루미늄 가격은 작년말에 비해 5.2% 니켈은 34.4% 원목은 27.1%
뛰었다.

수요측면에선 임금상승이 가장 큰 문제인 것으로 거론됐다.

임금은 지난 4~5월까지 8.8% 올랐다.

과열조짐을 보이는 자산시장(주식 부동산)과 맞물려 소비를 자극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한은은 자산시장에서 발생한 자본이득이 과소비를 유발하고 인플레 기대
심리를 자극할 우려가 크다고 봤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