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정부의 구역조정안 발표로 인기종목과 비인기종목이 달라지려는 조짐이
뚜렷하다.

특히 거주인구 1천명이상의 집단취락이나 그린벨트 경계선이 관통하는 마을
등을 중심으로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가 상승세를 타는 추세다.

아직 실제 거래는 뜸하지만 해제예상지역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어떤 곳에
투자하는 것이 좋으냐는 문의전화가 잇따라 걸려오고 있다.

<>시장동향 =거주자가 1천명이 넘는 집단취락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건설교통부가 이들 지역을 환경평가 결과에 관계없이 우선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들 집단취락은 대부분 나대지나 농지로 이뤄져 있어 별다른 행정절차
없이도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이 인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린벨트내 소규모 마을에 있는 농가주택도 다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목이 대지여서 구역 해제여부에 관계없이 신축이나 증축을 할 수
있어서다.

특히 취락지구로 지정될 경우 집에 붙어있는 농지에도 건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자 가치가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반면 그동안 그린벨트 시장을 주도하던 이축권(일명:용마루, 그린벨트지역에
도로 등이 개설되면서 헐리게 된 주택 소유자들에 주어진 집을 옮겨지을 수
있는 권리)은 아예 수요가 끊겼다.

나대지나 농가주택에 집이나 근린생활시설을 새로 지을 수 있게 되면서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용마루를 사려고 하는 사람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구역해제를 앞두고 관심을 끌었던 임야등도 인기가 뚝 떨어졌다.

건교부가 이들 지역의 그린벨트가 풀리더라도 보전.생산녹지, 공원등 보전
지역으로 지정, 엄격한 관리를 하겠다고 발표한 탓이다.

물론 이들 보전지역도 형질변경등을 통해 소규모 개발이 가능하다.

하지만 여러 행정절차를 밟으면서까지 개발을 하겠다는 투자자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서울 은평구 진관내.외동 =구파발역 일대에 있는 진관내.외동은 1천명
이상의 집단취락지구로 올해안에 그린벨트에서 풀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특히 2백~5백평 규모의 도로변 나대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평구 면적의 절반가량인 16.5평방km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다.

이중 대지는 1.78평방km로 전체의 10%정도이다.

주택이 딸려 있는 대지를 기준으로 구파발역 주변이 평당 2백만~3백만원,
북한산성길 방향의 진관내동은 1백50만~2백만원, 기자촌일대의 진관외동이
2백50만~2백60만원선이다.

대로변 코너에 있는 상가의 경우 평당 3백만~4백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축권은 수요가 없는 상태다.

<>서울 강남구 세곡동, 자곡동 =서울의 대표적인 그린벨트지역이다.

그러나 이 일대는 투자할만한 곳이 많지 않다.

성남시와 경계지점에 서울공항이 자리잡고 있어 군사시설보호지역으로 묶인
곳이 많기 때문이다.

세곡공인 김종성대표는 "해제가능성이 있는 곳은 무허가 비닐하우스가
들어선 마을앞 농지들인데 규모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일대 전답시세는 35m대로에 접한 경우 평당80만~1백만원이고 도로가
없는 맹지는 50원안팎이다.

대지는 평당 3백50만원~7백만원이다.

해제가능성이 높은 땅은 평당 10만원정도 매도호가가 높아지고 있다.

땅주인들도 매물을 조금씩 회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어떤 땅이 풀릴지 모르기 때문에 아직 거래가 없으며 문의도 많지
않다.

<>과천, 의왕 =그린벨트가 시 전체면적의 90%이상을 차지하는 과천,
의왕시에선 <>20가구이상의 집단취락지 <>도로 관통지역 등 취락지구 지정
가능성이 높은 곳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매도물건이 자취를 감추고 호가도 오름세다.

하지만 전체적으론 아직 매도 매수자 모두 관망하는 분위기다.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대상지역이 아직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과천시에선 서울대공원 근처의 과천동과 취락단지가 조성돼 있는 문원1.2동
이 주목을 받고 있다.

취락지구로 지정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어서다.

과천동 선바위역 인근대지의 경우 매도호가가 평당 3백만~4백만원으로
연초보다 10%가량 올랐다.

위치가 괜찮고 도로에 접한 전답도 평당 1백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문원1,2동일대 대지는 평당 1백50만~2백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으나 매물이
많지 않다.

그린벨트안에 이축권은 거래가 두절됐다.

과천시 별양동 우리공인 김현숙 사장은 "그린벨트 조정안 발표후 개발에
제한을 받는 임야보다 전원주택을 지을수 있는 4백평안팎의 나대지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전체면적의 93%(49평방km)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의왕시에선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왕곡동 부곡동일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땅값은 대지가 평당 1백만~1백50만원, 전답이 평당 15만~5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 모두 지자체의 후속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실제 거래는 거의 없다.

<>고양 =일산신도시 고양.행신.화정지구를 제외한 대부분이 그린벨트
지역이다.

2백~3백평규모의 전원주택지를 찾는 문의가 많다는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일산생활권이면서 주변환경이 좋은 가좌동 덕이동 화정동 등에서 전원주택지
를 구하려는 수요가 많은 편이다.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은 탄현동 일대와 일산신도시
빌라촌에 인접한 풍동일대에서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을 찾는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

풍동 화정동에서 개발이 가능한 준농림지는 평당 60만원선에 호가되고 있다.

지난해말에 비해 약 10%정도 오른 가격이다.

반면 원당~서오능간 도로변에 있는 임야의 경우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진다.

서울 서북부지역으로 진입하기 좋은 여건인데도 불구하고 매입후 형질변경
절차 등의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가격도 평당 40만원선으로 전원주택지에 비해 20만원정도 낮게 호가되고
있다.

고양시 주엽동 대우공인 고창석 대표는 "전반적으로 토지시장이 살아나야
그린벨트안 땅거래도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 =부산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부산은 강서구 대저1,2동등 집단취락지로 우선 해제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
중개업소에 문의전화가 늘고 있다.

호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시장에 나온 매물의 80%이상이 회수되고
있다고 현지 부동산업소들은 전한다.

대구 광주 대전등 나머지 지역에서는 농지를 중심으로 매수희망자가 나오고
있지만 호가상승으로 거래는 거의 없다.

< 김호영 기자 hykim@ 송진흡 기자 jinh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