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8백여명 대전청사 공무원의 4분의1에 달하는 9백여명의 단신부임자들.

주로 자녀교육문제로 전가족이 이주하지 못한채 홀로 대전에서 생활하는
이들을 가리켜 "대전총각"이라고 부른다.

지난 여름 입주 초기에 이들을 노린 "꽃뱀"들이 출현, 피해사례가 발생
하면서 꽃뱀 경계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청사입주 이후 이른바 "대전총각"들의 이곳 생활이 다른 곳에서는 볼수없는
새로운 풍속도를 형성하고 있다.

원룸을 얻어 홀로 지내거나 2~3명이 함께 아파트를 얻어 생활하는 이들은
퇴근후 마땅히 할일이 없게 마련.

이들 가운데는 외로움을 덜기 위해 술이나 잡기 등으로 적당히 지내는
사람들도 많지만 대부분 저녁시간을 알차게 보내며 재충전의 기회를 갖고
있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여가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사람들은 크게 학구파와 건강파로 나뉜다.

학구파들 때문에 청사주변의 어학 컴퓨터학원이 특수를 누리고 있고 요리
수지침 등 생활과 관련된 학원에 다니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건강파들은 테니스 볼링 수영 조깅 등으로 심신을 단련하는 사람들이 주류.

그러나 대중스포츠에 식상한 최근에는 야간 산행족들까지 등장해 하나둘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손전 등 하나만 들고 캄캄한 산길을 등산하는 묘미에 빠져 계룡산 계족산
등 근교 산들을 빠짐없이 등정하며 건강을 다지고 있다.

조달청 강군생 기획국장은 "야간산행은 대전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
이라며 "등산은 낮에만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캄캄한 어둠을
가르며 산에 오르는 재미가 그만"이라고 전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