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침체기로 들어서면 스타벅스 커피가 묽어진다"

"경기가 후퇴기에 접어들면서 유머광고가 사라진다"

미국 경제가 지난 2.4분기부터 성장둔화세로 돌아섰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 가운데 미국내 5명의 저명한 경제학 교수와 경제 분석가들이 각자의
경기침체확인 지표를 소개, 눈길을 끌고 있다.

지표 발표자중에는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만 MIT대 교수 등도
포함돼 있어 신뢰감을 높여준다.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한 6가지의 "개인 경기침체 체감지표"를 소개한다.


<>연비가 갤런당 8마일인 SUV(지프형 자동차) 운전자가 불평하기 시작한다
(로버트 프랭크 코넬대 경제학교수) =갤런당 8마일이면 리터당 3.4km다.

이 정도면 7-8인승 대형 SUV자동차 중에서는 연비가 괜찮은 편.

호황기에는 불평할 이유가 없지만 경기가 이상조짐을 보이면 기름값을
걱정하기 시작한다.

이외에도 수염을 깍을 정도로 나이먹은 직원이 버거킹에서 주문을
받는다거나 뉴욕 메츠의 야구경기장에서 펀드매너저였던 친구를 보았을때,
치과의사가 치열교정기를 1년은 더 껴야한다고 강조할때 쯤이면 경기가
하향세로 가고 있다고 판단해도 좋다.


<>TV에서 유머광고가 사라진다(폴 크루그만 MIT대 경제학교수) =경기가
좋을때는 웃기는 광고가 많이 등장한다.

소득이 늘어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노린 자극적인 내용의 광고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일단 침체기로 접어들면 광고는 ''재미''보다는 ''정보''를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게 된다.

다른 메시지 없이 하루에 제품광고만 15번씩 되풀이하기도 한다.


<>스타벅스 커피가 묽어진다(메리디스 베그비, "미국 연례보고서"의 저자)
=스타벅스는 미국에서 꽤 값이 비싼 커피 체인점이다.

따라서 직장인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나빠질 기미가 엿보이면 맨먼저
스타벅스의 문앞이한산해진다.

이렇게 되면 스타벅스로서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커피원액 투입량을 전보다
줄이게 된다.


<>행인들이 가게앞에 붙은 구인광고들을 떼간다(로버트 고든 노스웨스트대
경제학 교수) =요즘들어 가끔씩 맥도널드앞을 지날때 행인들이 구인광고를
떼가는 광경을 본다.

간혹 구인광고가 붙어 있어 보게 되면 거두절미하고 "지원자 환영"이라고만
써있다.

미사여구가 없다.

구직자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에 구태여 광고를 멋있게 자세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주식 투자자들이 신문을 보며 얼굴을 찡그린다(클레어 젬펠, 로버트베어드
증권 투자전략가) =투자자들은 주가 그래프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때는 번돈을
계산하느라 열심히 계산기만 두드린다.

아내에게도 보통 이렇게 얘기한다.

"거봐, 내가 뭐라고 그랬어".

그러나 이상하게도 요즘 들어서는 점점 신문의 증시코너를 보면서 얼굴을
찌푸리고 있다.

<>건축설계사들이 전화 메시지에 응답하기 시작한다(로렌스 커드로
아메리칸스칸디나비아생명 수석이코노미스트) =경기호황때는 설계사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절대 메시지에 응답하지 않는다.

일감이 뜸해져야 비로소 전화메시지를 체크하고 전화를 해준다.

< 박수진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