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의 유동성 악화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지난주말과 26일
은행주가 급락했다.

27일엔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금융시장이 안정되기 전에는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유지한다.

과다한 워크아웃 여신, 대기업 구조조정,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의 강화
등으로 하반기 수지가 악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년 상반기중 은행들은 주가 상승과 금리 하락에 따른 유가증권 운용수익의
증가로 수지가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예대마진이 축소돼 주업무인 이자부문의 수익력은 약화됐다.

하반기에는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이 국제기준으로 강화되어 상반기보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늘고 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다.

대우그룹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추가적립 여부는 은행의 수지와 BIS(국제
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17개 상장은행이 대우그룹에 빌려준 돈은 12조5천억원이다.

CP(기업어음)와 회사채를 포함할 경우 17조 5천억원에 달한다.

만약 대우그룹에 대한 여신과 채권이 무수익여신으로 분류될 경우 은행들은
3조5천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이는 98년말 자기자본의 22%에 달하는 금액이다.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여신은 15조4천억원이다.

워크아웃 여신은 대부분 요주의로 분류되어 2%의 대손충당금이 적립돼 있다.

그러나 워크아웃 기업의 구조조정이 원활하지 않아 앞으로 은행의 손실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상반기 외국인의 집중 매도로 은행주가 폭락한 경험이
있어 앞으로도 외국인의 매매 동향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그룹 문제는 이미 국제시장에서 한국 구조조정의 걸림돌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국가 신용등급의 하향 등 극단적인 사태를 불러
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주시하고 있는 것은 대우그룹 문제에 대한 정부와
채권자들의 처리방법이다.

시장을 납득시킬 만큼 뚜렷하고 투명한 방안을 신속히 제시하지 않는다면
외국인은 은행주를 매도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그룹 여신에 대해 출자전환,이자감면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단기적으로
은행 수지는 악화된다.

그러나 대우그룹 문제가 장기화되어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는 것에 비해선
타격이 작다.

공적자금을 투입하더라도 채권단이 손실의 일부를 떠안고 자산매각을 빠르게
마무리하는 것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만약 대기업 구조조정이 느리게 진행될 경우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되어
은행주는 장기 침체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

상대적으로 대우그룹 여신이 적은 은행들은 손실이 작을 전망이다.

신한은행과 주택은행은 대우그룹에 대한 여신이 각각 2천8백억원과 4천5백억
원으로 시중은행중 가장 적다.

지방은행중에서는 전북은행과 경남은행이 상대적으로 적어 대우그룹 유동성
악화의 직접적인 영향이 미미할 전망이다.

< 구경회 동원경제연구소 기업분석실 책임연구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