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가 디지털TV TMA(차세대 영상표시장치) 등 영상사업부문을 아랍계
투자자인 왈리드씨가 중심이 된 미국 투자 캐피털사에 매각한다.

왈리드씨는 (주)대우에 투자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왈리드왕자와는
다른 인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대우는 8월초부터 대우전자 매각을 시작으로 그동안 추진해온
자산매각작업이 속속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는 현재 구조조정본부내 외자 1,2팀에서 총 13건의 외자유치협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중 3,4건은 대우전자와 마찬가지로 이미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실사를
진행중이어서 조만간 본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게 대우측 설명이다.

대우전자는 유시룡 전무를 팀장으로 한 외자유치 협상팀을 지난 21일
미국에 파견, MOU(양해각서)를 맺은 왈리드씨와 구체적인 매각방안을 협의중
인 것으로 27일 밝혀졌다.

대우그룹 관계자는 "빠르면 내달중에 공장에 대한 실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매각대금은 20억~30억달러선에서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팀이 대우전자에서 영상부문을 떼내 부채가 없는 컴퍼니로
만든 뒤 이 회사를 나스닥 등 미국 증권 시장에 상장하는 방식으로 이
투자캐피털과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대우전자는 이 과정을 통해 투자캐피털로부터 외자를 끌어들여 영상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문의 부채를 갚는데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전자는 이와관련해 최근 영상부문은 구미로, 가전부문은 광주로 본사를
옮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우전자가 이처럼 사업부 분리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덩치가
너무 커 전체를 팔기에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
했다.

한편 대우의 또다른 전자계열사인 오리온전기는 멕시코공장의 조기매각을
위해 협상을 벌여온 미국 톰슨법인과 이 회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TV용
브라운관(CPT) 라인만을 파는 방안을 놓고 재협상에 들어갔다.

대우는 또 대우통신 다이너스 한국전기초자 대우정밀 대우선물 교보생명
지분(24%) 대우투자자문 대우정보시스템의 외자유치 및 매각작업을 벌이기
위해 총 13건에 대해 투자 파트너와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와는 별도로 대우는 자동차 중공업 조선 부문에 대한 외자유치 및 매각
협상도 서두를 계획이다.

어차피 그룹 부채를 줄이기 위해선 주력사에 대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보고 해외 유력업체와 동시 다발적으로 협상을 벌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대우측은 자력으로 매각 및 외자유치작업이 여의치 않을 경우 채권단과
긴밀히 협력, 자문 금융기관을 선정한 후 매각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 윤진식 기자 jsyoon@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