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일본 정치/경제개혁 '발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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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 이치로 < 일본 자유당 당수 >
일본은 기나긴 경기침체의 터널에서 막 벗어나고 있다.
거리나 공장, 학교뿐 아니라 실업률등 각종 경제지표에서 회복의 기미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신문에서는 어느 중소기업인이 자살했다는 등의 가슴 아픈
사연들이 실리고 있다.
수십년간 기업에 충성했던 샐러리맨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회복기미는 보이지만 침체의 악몽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것이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책임있고 비중있는 일원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는
선결돼야 할 것들이 있다.
광범위한 경제.정치개혁이 그것이다.
필자는 지난 10년간 이를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그 일환으로 10조5천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일반 저축액을 경기침체
대비용으로 비축만 할게 아니라 경제와 정치, 사회적으로 필요한 변화를
추구하는 "개혁비용"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혹자는 일본이 경기사이클상으로 볼 때 침체기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의 장기침체는 이같은 이론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심각한 구조적 문제탓이다.
일본경제는 그동안 대량생산과 대량판매, 대량소비, 대량수출이라는
산업시대의 경제기반을 바탕으로 발전해 왔다.
물론 그 뒤에는 정부와 의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정.관.재계의 공존구도는 지금 한계에 와있다.
냉전이후 거세게 불고 있는 세계화의 바람 속에서 미국이나 유럽 등 경쟁국
들은 이제 더 이상 일본의 특수성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일본은 자유롭고 개방된, 공정한 시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인들을 의식해서가 아니다.
일본 스스로 생존해 나가기 위해서다.
일본은 무엇보다 "탈규제화"를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스스로 선택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아는 경제주체들을 규제라는 틀로
얽매서는 안된다.
이 일을 정부관리들이 할 수는 없다.
물론 일본 관료는 능력도 있고 일도 열심히 한다.
그렇지만 관료 스스로 제 머리를 깎을 수는 없다.
정치인들이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해내야 한다.
탈규제화와 더불어 정.관.재계의 공존체제도 해체해야 한다.
일본의 제조업은 세계 최고지만 아직 법과 규제의 틀에 묶여있으며 과거의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즉 정부 주도하의 대규모 선단식 경영방식의 단맛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화의 시대가 도래했고 정부도 경제전반에 대한 통제능력을
상실하는 등 상황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선단식 경영방식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일본경제의 생존을 위협하는 "걸림돌"일 뿐이다.
관리들과 기업인들은 최근 몇년사이에 많은 금융기관들이 힘없이 쓰러진
사실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물론 경기침체기에 탈규제화 등 급격한 변화를 무리하게 추진하다 보면
기업부도율 증가와 실업률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키울 위험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규제를 풀면 자연스럽게 사양산업은 도태되고 신종 유망업종들이
부상하게 된다.
이런 과정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정부쪽에서는 이런 체질개선작업이 벌어지는 동안 세율인하와 소비진작
방안을 수립, 측면 지원에 나서야 한다.
여기에 막대한 저축액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과거 정치인들이나 관리들이 그랬던 것처럼 무분별하게 공적자금을
뿌려대서는 안된다.
직업 재훈련과 신기술 개발을 촉진할 수있는 국가적 차원의 프로젝트를
마련, 선택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일본인중에는 아직 재계의 선단경영방식이 평생직장및 고용안정의 혜택을
준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언뜻 보면 이런 경영방식이 "자비로운(compassionate)" 사회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하지만 개혁을 미루다가는 엄청난 사회적 재앙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일본인들을 "후지산"에 비유하기도 한다.
사철 눈으로 뒤덮인 정상과 산 전체를 휘감은 정적, 그러나 내부에 들끓고
있는 용암을 안고 있는 산.
일본인의 기질이 후지산을 닮았다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의 침체기에 일본인들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을 잘
견뎌냈다.
이를 인내심으로 설명할 수도 있겠다.
일본인을 후지산에 비유한 것은 적절하다.
그렇다면 화산폭발이라는 극단적인 결말로 가지 않고 일본인들을 변화의
길로 인도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 이같은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처방은 고통을 수반할게 분명하다.
정치 지도자들이 할 일은 국민이 고통을 받아들이면서 개방되고 공정하며
자유로운 일본으로 향하는 길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 정리=박수진 기자 parks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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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오자와 이치로 일본 자유당 당수가 최근 미국의 경제뉴스전문
통신사인 AP다우존스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8일자 ).
일본은 기나긴 경기침체의 터널에서 막 벗어나고 있다.
거리나 공장, 학교뿐 아니라 실업률등 각종 경제지표에서 회복의 기미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신문에서는 어느 중소기업인이 자살했다는 등의 가슴 아픈
사연들이 실리고 있다.
수십년간 기업에 충성했던 샐러리맨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회복기미는 보이지만 침체의 악몽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것이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책임있고 비중있는 일원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는
선결돼야 할 것들이 있다.
광범위한 경제.정치개혁이 그것이다.
필자는 지난 10년간 이를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그 일환으로 10조5천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일반 저축액을 경기침체
대비용으로 비축만 할게 아니라 경제와 정치, 사회적으로 필요한 변화를
추구하는 "개혁비용"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혹자는 일본이 경기사이클상으로 볼 때 침체기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의 장기침체는 이같은 이론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심각한 구조적 문제탓이다.
일본경제는 그동안 대량생산과 대량판매, 대량소비, 대량수출이라는
산업시대의 경제기반을 바탕으로 발전해 왔다.
물론 그 뒤에는 정부와 의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정.관.재계의 공존구도는 지금 한계에 와있다.
냉전이후 거세게 불고 있는 세계화의 바람 속에서 미국이나 유럽 등 경쟁국
들은 이제 더 이상 일본의 특수성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일본은 자유롭고 개방된, 공정한 시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인들을 의식해서가 아니다.
일본 스스로 생존해 나가기 위해서다.
일본은 무엇보다 "탈규제화"를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스스로 선택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아는 경제주체들을 규제라는 틀로
얽매서는 안된다.
이 일을 정부관리들이 할 수는 없다.
물론 일본 관료는 능력도 있고 일도 열심히 한다.
그렇지만 관료 스스로 제 머리를 깎을 수는 없다.
정치인들이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해내야 한다.
탈규제화와 더불어 정.관.재계의 공존체제도 해체해야 한다.
일본의 제조업은 세계 최고지만 아직 법과 규제의 틀에 묶여있으며 과거의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즉 정부 주도하의 대규모 선단식 경영방식의 단맛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화의 시대가 도래했고 정부도 경제전반에 대한 통제능력을
상실하는 등 상황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선단식 경영방식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일본경제의 생존을 위협하는 "걸림돌"일 뿐이다.
관리들과 기업인들은 최근 몇년사이에 많은 금융기관들이 힘없이 쓰러진
사실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물론 경기침체기에 탈규제화 등 급격한 변화를 무리하게 추진하다 보면
기업부도율 증가와 실업률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키울 위험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규제를 풀면 자연스럽게 사양산업은 도태되고 신종 유망업종들이
부상하게 된다.
이런 과정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정부쪽에서는 이런 체질개선작업이 벌어지는 동안 세율인하와 소비진작
방안을 수립, 측면 지원에 나서야 한다.
여기에 막대한 저축액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과거 정치인들이나 관리들이 그랬던 것처럼 무분별하게 공적자금을
뿌려대서는 안된다.
직업 재훈련과 신기술 개발을 촉진할 수있는 국가적 차원의 프로젝트를
마련, 선택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일본인중에는 아직 재계의 선단경영방식이 평생직장및 고용안정의 혜택을
준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언뜻 보면 이런 경영방식이 "자비로운(compassionate)" 사회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하지만 개혁을 미루다가는 엄청난 사회적 재앙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일본인들을 "후지산"에 비유하기도 한다.
사철 눈으로 뒤덮인 정상과 산 전체를 휘감은 정적, 그러나 내부에 들끓고
있는 용암을 안고 있는 산.
일본인의 기질이 후지산을 닮았다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의 침체기에 일본인들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을 잘
견뎌냈다.
이를 인내심으로 설명할 수도 있겠다.
일본인을 후지산에 비유한 것은 적절하다.
그렇다면 화산폭발이라는 극단적인 결말로 가지 않고 일본인들을 변화의
길로 인도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 이같은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처방은 고통을 수반할게 분명하다.
정치 지도자들이 할 일은 국민이 고통을 받아들이면서 개방되고 공정하며
자유로운 일본으로 향하는 길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 정리=박수진 기자 parks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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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오자와 이치로 일본 자유당 당수가 최근 미국의 경제뉴스전문
통신사인 AP다우존스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