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유럽등 선진국 경제가 저금리시대를 마감하고 금리인상 사이클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은 이미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으며 일본과 유럽도 금융정책기조를
금리인상쪽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그동안 제로(0)%대의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해온 일본에서는 채권금리상승과
함께 금리인상설이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29일 도쿄 금융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0.08%포인트 상승, 연
1.780%를 기록했다.

이같은 채권수익률의 급등은 "예상을 뛰어넘는" 경기호전 신호때문이었다.

일본 통산성은 이날 지난 6월중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3% 증가했다고 발표
했다.

한달전인 5월(마이너스 1%)에 비해 확실히 경기가 좋아지고 있음을 알려
주는 지표다.

이어 7월에는 0.5%, 8월에는 3.7%의 산업생산 신장률이 예상된다고 통산성
은 덧붙였다.

산업생산은 소비지출과 함께 경기향방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경제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시장에서는 곧바로 정부 금리정책의 변화를 점쳤고 이같은 전망이 채권
수익률의 상승으로 연결된 것이다.

산와증권의 시장분석가인 슈카와 요시오는 "일본의 제로금리를 정상적인
것으로 볼 수 없다"면서 "시장은 이날의 지표호전을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일본 중앙은행이 당장 금리를 인상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미국이 연말쯤 추가로 금리를 올리면 그때에 맞춰 일본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경제는 지난 1.4분기에 1.9%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비교적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금리정책방향이 인상쪽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런가운데 미국은 추가 금리인상을 검토중이다.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의장은 전날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 금리에
대한 평소의 견해를 다시 강조했다.

지난달말 금리인상을 단행했던 그는 "인플레는 조짐이 보일 때 선제적으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미국 주가가 급등하고 저축률은 마이너스를 기록중인 현 상황을 버블
일보직전으로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의 생산성이 떨어져 인플레압력이 커지면 언제라도 다시
금리를 올릴것임을 누차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도 최근들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15일 빔 뒤젠베르크 ECB총재는 정책이사회를 마친 후 "통화
긴축정책이 ECB의 검토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ECB의 최고위 당사자가 통화긴축에 대해 얘기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의 발언은 출범이후 줄곧 유로가치가 하락하면서 ECB정책이 경기회복
일변도에서 통화가치방어로 분산돼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한 것이란 분석이다.

물론 ECB가 금리인상(통화긴축)을 단행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만만챦다.

최근 유로화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유로존(유로화도입 11개국)의
경기회복도 눈에 띠지 않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미 달러화와 경쟁할 세계기축통화란 기치를 내걸고 등장한
유로화의 가치하락을 수수방관할 수도 없는 게 ECB의 입장이다.

따라서 현재 연2.5%인 유로존의 기준금리가 금리인상기로 접어들기 전의
마지막 저금리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박재림 기자 tree@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