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저평가상태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폭등세를 보였는데도 선물가격은 이를 따라잡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내릴 때는 저평가 폭이 더 커진다.

대개 주가상승시에는 선물가격이 보폭을 맞춰왔다는 점에 비춰 개운치 않은
현상이다.

지난해 10월이후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을 때엔 선물의
고평가상태가 유지되면서 현물주가 상승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이달초 주가 1,000선을 뚫어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 최근엔 과도한 저평가상태를 보이고 있다.

증권전문가들마저 고개를 갸웃거린다.

선물가격이 향후 주가향방에 대해 뭔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없지 않다.

반면 저평가에서 고평가상태로 방향을 틀 경우 현물주가는 엄청난 상승
추진력을 얻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저평가 지속 =시장베이시스가 작게는 마이너스 3~4포인트에서 크게는
4~5포인트까지 확대된 채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시장베이시스는 선물가격에서 현물가격인 KOSPI 200지수를 뺀 값이다.

선물가격은 향후 주가움직임을 반영하게 된다.

따라서 상승장에서는 선물가격이 주가상승 기대감을 안고 KOSPI 200지수를
앞서게 된다.

시장베이시스가 플러스가 된다는 얘기다.

이달초 주가 1,000선으로 올라섰을 땐 시장베이시스가 플러스 1~2포인트를
유지했다.

저평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선물시장의 수급불균형이 꼽히고 있다.

선물시장에서 "팔자"세력은 많은데 신규로 "사자"는 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의 송진호 선물.옵션팀과장은 "주가가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다
보니 선물시장 투자자들이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잘못 방향을 잡고 선물에 투자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구돈완 한화증권 선물.옵션영업팀장은 "향후 주가움직임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한 투신사 외국인 뮤추얼펀드등이 적극적으로 매수하지 않고 있는
데다 주가가 조금만 불안감을 보여도 매도헤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선물.옵션팀의 주제식 조사역은 "그동안의 종합주가지수 상승폭이
부담스럽고 다시 상승하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이라는 심리가 반영되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그룹 해외부채처리문제라든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미국증시하락등
"걱정거리"가 아직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프로그램매물 의외로 적다 =다행스런 점은 이런 저평가상태인데도
프로그램매도(선물매수 현물매도)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시장베이시스폭이 마이너스 2-3포인트까지 확대됐을 때 대규모 프로그램매물
이 나왔던 과거 예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증권거래소에 신고된 프로그램매도 잔고는 약 2천억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투신사 펀드들이나 외국인이 프로그램매매에 나서는 것을 제외하고는
증권사등 다른 프로그램매매 주체들은 매도용 주식을 빌리기가 어려운 게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주가전망 =삼성증권의 송과장은 "외국인이나 투신사등이 선물매수에 나서
저평가가 고평가상태로 반전될 경우 주가는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기하고 있는 프로그램매수세(선물매도 현물매수)가 크게 일어 주가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