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책위원회는 최근 열린 당무회의에서 경제평론가인 오마에 겐이치
가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한 내용의 글을 배포했다.

이 글은 미국 UCLA 교수이자 경제평론가인 오마에 겐이치가 일본 시사잡지
사피오(Sapio) 최근호에 기고한 "김대중 대통령이 이끄는 한국이 경제적으로
다시 일어 설 수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

칼럼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98년2월 취임이래 김 대통령이 무엇을 해왔는가라고 내게 묻는다면 결국은
한국을 미국화시킨 것 뿐이라고 하겠다.

그는 미국이 하라는대로 이제까지 한국의 경제성장을 지탱해 온 재벌을
해체했다.

어떤 새로운 경제회생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이나
미국계 투자은행들이 하라는 대로 재벌해체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소위 미국의 금융 제국주의를 지지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계 투자은행들은 재벌해체과정에서 이득을 보았고 프랑스 영국기업에
기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돈을 벌었다.

미국의 회계 사무소들도 그러한 매각 가치평가를 통해 이익을 챙겼다.

한 마디로 이 문제는 미국만의 잔치판이었으며 미국은 한국을 미국화하는
것을 통해 철저히 우려먹었다.

그 결과 한국은 어떻게 되었는가.

재벌은 약체화되고 자력회생이 곤란하게 되었다.

게다가 새로운 기업은 아직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일본인들과는 달리 저축성향이 낮은 국민들
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주가나 통화량이 회복되면 바로 소비를 늘려 비싼
사치품들을 사기 시작한다.

이상득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김 대통령이 추진하는 경제정책의 허상을
적절하게 비판한 글로 시사하는 바가 커 긴급입수했다"고 밝혔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