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neo.신) 플라자"의 도래인가.

엔화가치가 지난 주말 뉴욕시장에서 달러당 1백14엔대로 뛰면서 이런 시각이
급부상하고 있다.

물론 미.일 양국이 85년9월의 플라자 합의때처럼 명시적으로 엔고를 유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장의 힘에 의한 엔고를 "묵시적"으로 용인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 견해대로 신플라자 체제가 도래한다면 엔.달러 환율에 크게 의존하는
"천수답 구조"의 우리 경제는 제2의 도약을 이룰 호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일본의 경제여건으로 보면 그 가능성이 충분하다.

미국경제는 2분기 성장률이 2.3%로 전분기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내년에는 성장률이 2% 내외로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게 지배적
전망이다.

반면 일본경제는 금년을 고비로 마이너스 성장세에서 벗어나 내년에는
1%대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제간 자금흐름도 일본으로의 유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미 외국인들의 일본주식 보유량이 15%로 일본 국내은행들의 주식 보유량인
13.8%를 상회하고 있다.

내년말까지 환율변동을 감안한 자본시장 기대수익률도 일본이 미국보다
2배 이상 높게 추정되고 있다.

반대시각도 없는 것은 아니다.

일본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엔고에 따른 디플레 효과를
감당할 만큼 견실하지는 못하다는 지적이다.

자산소득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 미국경제의 입장에서도 달러화 약세가
연착륙보다 곧바로 거품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최소한 내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때까지는
미.일 양국이 묵시적으로 엔고를 용인해 나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엔강세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국제금융계에서 내다보는 엔화가치의 상한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엔화가치가 연내에 달러당 1백엔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들의 분석대로 신플라자 체제가 도래하면 한국경제는 커다란 혜택이
예상된다.

현재 일본과의 수출 경합관계를 감안할 때 엔화가 10% 절상되면 향후 5년간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연평균 약 18억 달러의 개선효과가 있다.

그 기간 경제성장률에도 연평균 0.8%포인트의 추가 성장요인을 가져다 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외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달러 표시 차입금의 이자부담이 줄어드는
환차익도 기대된다.

다만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이 늘어 자본재 혹은 중간재의 국산화율이
떨어지는 것이나 엔고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기업들의 구조조정 의지가
약화되는 것은 경계해야 될 것이다.

한상춘 < 전문위원 sc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