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즘으로 본 베트남전 .. 바오 닌 '전쟁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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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아픔을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그려 내기란 쉽지 않다.
작가가 직접 전투에 참가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죽느냐 죽이느냐의 생사가 걸린 전쟁에서는 좌우나 흑백, 승패의 논리가
전부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 점에서 베트남전을 다룬 소설 "전쟁의 슬픔"(예담)은 특별하다.
베트남 문학사상 처음으로 전쟁을 이념이나 정치적 관점이 아닌 휴머니즘에
입각해 그린 것이다.
이 작품은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후일담 소설"에 속한다.
참전군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전쟁이 인간영혼에 얼마나 큰 고통과
상처를 남기는지를 보여준다.
국내에서 나온 "무기의 그늘"이나 "회색인" "하얀 전쟁"이 제3자의 시각에서
베트남전을 묘사한 것과 대조적이다.
주인공 끼엔이 밀림 속에서 전쟁원혼의 울부짖음을 듣는 것으로 시작하는
"전쟁의 슬픔"은 기존 베트남전 소설이 갖는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장의 잔혹함 속에 끼엔과 여자친구 프엉의 애절한 사랑, 인간과 전쟁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주인공은 열일곱살에 북베트남 인민군에 입대해 스물여덟에 제대하고
마흔에 소설을 쓴다.
서른 여섯살 때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의 실제 삶과 닮았다.
작가 바오 닌은 남북 베트남의 경계선인 북위 17도선 인근에서 태어났다.
그는 69년 북베트남인민군 제27청년여단에 입대했다가 이 여단 소년병
5백명중 끝까지 살아남은 10명에 포함된 행운아였다.
반면 그의 아버지는 우파 기회주의자로 낙인찍혀 반미치광이로 살았고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 있었다.
그는 75년 사이공 함락 때 남베트남 공수부대가 끝까지 저항하던 떤선 공항
점령작전에도 가담했다.
그러나 그는 그날의 함락이 승리의 영광과 기쁨 속에 긴 전쟁을 마무리하는
순간이라기보다 인간이 얼마나 의미없는 존재인가를 확인시켜주는 계기에
지나지 않았다고 소설에서 털어놓는다.
이 작품은 영국 프랑스 등 10여개 국가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91년 출간 당시 베트남문인회 최고상을 받았고 94년 영국 "인디펜던트"지로
부터 최우수 외국소설로 선정됐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일자 ).
작가가 직접 전투에 참가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죽느냐 죽이느냐의 생사가 걸린 전쟁에서는 좌우나 흑백, 승패의 논리가
전부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 점에서 베트남전을 다룬 소설 "전쟁의 슬픔"(예담)은 특별하다.
베트남 문학사상 처음으로 전쟁을 이념이나 정치적 관점이 아닌 휴머니즘에
입각해 그린 것이다.
이 작품은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후일담 소설"에 속한다.
참전군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전쟁이 인간영혼에 얼마나 큰 고통과
상처를 남기는지를 보여준다.
국내에서 나온 "무기의 그늘"이나 "회색인" "하얀 전쟁"이 제3자의 시각에서
베트남전을 묘사한 것과 대조적이다.
주인공 끼엔이 밀림 속에서 전쟁원혼의 울부짖음을 듣는 것으로 시작하는
"전쟁의 슬픔"은 기존 베트남전 소설이 갖는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장의 잔혹함 속에 끼엔과 여자친구 프엉의 애절한 사랑, 인간과 전쟁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주인공은 열일곱살에 북베트남 인민군에 입대해 스물여덟에 제대하고
마흔에 소설을 쓴다.
서른 여섯살 때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의 실제 삶과 닮았다.
작가 바오 닌은 남북 베트남의 경계선인 북위 17도선 인근에서 태어났다.
그는 69년 북베트남인민군 제27청년여단에 입대했다가 이 여단 소년병
5백명중 끝까지 살아남은 10명에 포함된 행운아였다.
반면 그의 아버지는 우파 기회주의자로 낙인찍혀 반미치광이로 살았고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 있었다.
그는 75년 사이공 함락 때 남베트남 공수부대가 끝까지 저항하던 떤선 공항
점령작전에도 가담했다.
그러나 그는 그날의 함락이 승리의 영광과 기쁨 속에 긴 전쟁을 마무리하는
순간이라기보다 인간이 얼마나 의미없는 존재인가를 확인시켜주는 계기에
지나지 않았다고 소설에서 털어놓는다.
이 작품은 영국 프랑스 등 10여개 국가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91년 출간 당시 베트남문인회 최고상을 받았고 94년 영국 "인디펜던트"지로
부터 최우수 외국소설로 선정됐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