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신플라자 체제가 도래하면 세계경제나 국제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효과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아시아 금융위기가 달러고에 기인한 측면이 많은 점을 감안할 때
아시아 경제가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엔고에 따라 수출회복과 외자유입이 촉진되면서 아시아 국가들은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경제회복세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경제에도 금융기관 부실채권, 대량실업 등 대내문제를 해결하는데
정책적인 여지를 제공함으로써 위안화 절하우려를 불식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럴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대폭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유로화 가치도 안정을 찾는 계기를 마련해 줌으로써 달러화와 함께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로운 국제통화체제로 달러화와 엔화, 유로화를 중심으로 한 목표
환율대(target zone) 도입논의도 급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세계경제의 회복템포는 가속도가 붙게 될 것이다.

아시아 경제회복과 함께 그동안 미국으로 편중돼 왔던 국제간의 자금흐름
구조를 시정시켜 각 지역 혹은 국가의 자금사정이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무역적자 문제가 날로 확대되면서 금년 들어 세계경제의 또다른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는 무역마찰(trade crisis)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역적자 문제는 특히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클린턴 정부의 부담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앞으로 엔고가 진행될 경우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미국경제의 장기호황이 주로 자산소득 증가에 기인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엔고로 미국내 외자가 이탈될 경우 미국경제가 붕괴될 위험이 없지
않다.

일본경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비록 1.4분기 성장률과 최근에 발표되는 주요 단기경기지표들이 일본경제의
회복세를 받쳐 주고 있다 하더라도 아직까지 일본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완전히 진입했다고 단언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만약 이 상황에서 일본경제가 엔고에 따른 디플레 영향을 감당해 내지 못할
경우 97년초와 마찬가지로 경기재둔화(double dip)라는 과오를 범할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그 결과 일본경제는 침체국면이 연장되고 엔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 박재림 기자 tr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