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제금융시장은 미국경제의 둔화우려가 부각된 한 주였다.

실제로 미국경제는 2.4분기 성장률이 2.3%로 전분기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인플레 상징지표인 고용비용지수(ECI)는 1.1%로 전분기의 0.4%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제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약세가 이어졌다.

주중 내내 116엔대에서 움직였던 엔.달러 환율은 주말에는 114엔대로
급락했고 달러.유로 환율도 1.07 달러대로 상승했다.

국제금리는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금리의 상승폭이 커
미국내 자금의 이탈조짐을 짐작케 했다.

이번주에는 국제간 자금흐름의 구조변화를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현재 환율변동을 감안한 자본시장의 기대수익률은 일본, 유럽, 동남아순으로
높게 나타난다.

상대적으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논의되는 미국과 금융위기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는 중남미, 러시아, 동구의 기대수익률은 낮게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8월 러시아 모라토리움 선언 이후 한동안 위축됐던 헤지펀드
들의 활동이 재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금융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투기자본의 속성상 앞으로 예상되는
국별 혹은 지역별 기대수익율을 감안할 때 일본, 유럽, 동남아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려 나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 과정에서 서머스의 달러화 지지발언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나
갈수록 늘어만 가는 무역적자 때문에 시장의 신뢰를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경제여건면에서도 일본의 경기회복세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국제금융시장에서 일본경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오부치 내각의
행보가 급진전되고 있다.

경기회복세를 기조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공공지출을 주내용으로 한 추경
예산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들어서는 유로랜드의 중심국인 독일과 프랑스의 경기회복세도 눈에
띠고 있다.

따라서 이번주 엔화가치는 달러당 114~115엔대로 주거래 범위가 한 단계
상승하고 유로화가치는 1.06~1.08 달러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리는 지난주에 이어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금리는
6.15%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지난주 원화가치는 당초 예상과 달리 국내금융시장이 단기간에 대우
쇼크로부터 벗어나면서 주중 내내 1천2백원대 초반에서 안정세를 보였다.

이번주에는 전반적으로 원화가치가 하락될 요인이 많아 보인다.

국제외환시장에서 엔화 강세가 예상되지만 월초 수입결제, 시중은행의
외화대손충당금 적립, 일부 공공기관의 외채상환으로 외화수요가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한빛은행의 DR발행 연기에 따른 외자이탈도 원화 가치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외국투자가들이 국내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매입하여 엔화 차입금을 조기에 상환하는 소위 "엔케리 트래이딩"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주에도 엔.달러 환율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나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엔화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이러한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주 원화가치는 1천2백원~1천2백10원에서 주거래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주중 외자이탈과 엔.달러 움직임에 따라서는 일시적으로 1천2백10원
이상으로 하락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들어 국제간 자금흐름 구조의 재편속에 상대적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매력은 떨어지고 있다.

경제 전반의 거품우려,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여전히 남아 있는
불확실한 요인, 정치권의 혼란 등이 주요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대외이미지 개선과 국제금융시장과의 유대강화 노력은
지속돼야 할 것이다.

지난주 한빛은행의 DR발행시처럼 하루에 관련 규정을 두 번 바꿀 정도로
곤욕을 치르고 나서야 그 필요성을 느끼는 사후약방문식 정책운용이 국민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졌는지 정부는 한번쯤은 곱새겨 봐야 할 것이다.

< 전문위원. sc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