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국토연구원 제4차 국토종합계획안과 서울시 저밀도지구
개발계획이 발표되며 부동산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려진 한 주였다.

특히 서울시의 발표는 직접적 이해당사자 5만여 가구 약 20만명에게는 물론
앞으로 5년~10년 동안 수도권 전세시장에 일대 파란을 일으키며 수도권 주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울러 20년 초장기 국토비전을 제시한 국토연구원 계획은 미래 주택정책
기조가 내 집 마련에서 살기 좋은 동네로 전환됨을 예고하고 있다.

짧아도 5년 길게는 20년간 영향을 미칠 이들 부동산관련 개발계획을 계기로
부동산시장의 장기전망을 해보면 부동산 가격이 불변가격으로 따져 지금보다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첫째 사이버공간의 급팽창이 실물공간을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디지털혁명은 서점이며 백화점 사무실 등을 책상 위 한구석의 컴퓨터
안으로 밀어넣고 있다.

이에 따라 전 같았으면 사무실 확장으로 이어질 수출입업무의 증가는
컴퓨터 수요만 증가시킬 뿐이다.

또 전 같았으면 국내 부동산 수요증가로 이어질 일들이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여파로 해외 사이버 공간으로의 좀더 빈번한 나들이로 끝나고 만다.

둘째 도시광역화 현상과 함께 갈수록 높아지는 이직률은 내집의
중요성을 크게 감소시킬 것이다.

지금도 매년 전체 인구의 25%가 이사를 다니고 있지만 앞으로 더
빈번해질 젊은 층의 이직은 끊임없는 이동을 일상화할 것이다.

내집에 대한 욕구가 엷어질 수밖에 없다.

내집을 꼭 가져야 한다는 의식이 96년 75%에서 지난해 69%로 줄었다는
지난달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여론조사결과는 이 같은 장기추세를
엿보게 한다.

그러나 부동산의 장기하락세를 점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역시
인구구조변화다.

현재 3백만 명 정도인 노령인구는 2020년애 1천만 명을 넘어설 것이다.

10년 후면 베이비부머 세대의 절반이 은퇴하고 20년 후면 모두 은퇴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때쯤 파산할 전망이다.

따라서 이들은 주식과 주택을 팔아생활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사들일 인구는 크게 적다.

일본의 주택 가격이 89년이래 33% 하락한 것도 인구노령화와 직결돼
있다.

미국의 주택 값도 10년 후면 현재의 절반수준이 될 것이라는 것이
하버드대 맨키브 교수와 브라운대 웨일 교수의 전망이다.

한국도 예외일 리 없다.

신참 세대는 최대한 기다리고 고참 세대는 대 폭락사태 전에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전문위원. 경영박 shind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