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빼서 살아날 것인가, 뚱뚱한 돼지로 죽을 것인가. 이것이 문제로다".

오는 5일부터 22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 올려지는 뮤지컬 "살을 빼고
싶은 돼지이야기"에서 주인공 "꿀이"가 풀어야 할 숙제다.

살을 빼지 않으면 빨간 정육점 냉장고 불빛 아래 진열되거나 소시지신세가
된다.

살을 빼면?

내년 추석때까지는 한시름 놓을 수 있다.

이 뮤지컬은 영국의 극작가 콜린 맥 노튼의 동화집을 원작으로 한 동물극.

하지만 인간들이 살을 빼기 위해 벌이는 한바탕 소동과 꼭 닮았다.

돼지 꿀이와 칠면조 오리 까마귀 친구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는 농장에
어느날 칼바람이 몰아친다.

추석을 앞두고 농장주인이 살이 포동포동 오른 꿀이를 정육점에 팔기로
한 것.

동물농장 친구들은 꿀이를 살리기 위해 살빼기 작전에 돌입한다.

밤샘공포 등 기상천외한 수법을 동원해 정육점 주인이 오기 바로 전날,
간신히 꿀이의 살을 빼는 데 성공한다.

주인공 꿀이역은 개그계의 여왕 이영자가 맡았다.

보통 배우라면 맡고 싶어하지 않을 역이지만 그녀는 주저없이 자원했다.

이영자는 특유의 익살로 극중에 객석으로 뛰어들어 관객들을 살빼기에
동참시키기도 한다.

지난해의 "더 라이프(The Life)" 이후 두번째로 무대에 서는 그녀에게
이번 공연은 새로운 시험대다.

기존의 동물극과 달리 가면을 쓰지 않고 동물캐릭터를 상징적으로 묘사하는
만큼 남다른 연기력이 요구된다.

서울예전 연극과 교수 양정현이 연출을 맡고, 이미라 조승룡 이희정 등
오디션을 거친 배우들이 출연한다.

평일 2시, 5시, 토 7시30분

(02)516-1501

< 김형호 기자 chs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