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연내 개헌 유보 및 합당설 파문이 몰고온 자민련의 내홍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2일 당 명예총재인 김종필 총리가 당무위원 및 의원들을 초청한 오찬
간담회에는 김용환 수석부총재와 이인구 부총재, 그리고 외유중인 일부
의원들을 제외한 소속의원 전원이 참석해 김 총리의 위상을 재확인시켰다.

또 독자행동에 나섰던 김 수석부총재도 이날 예정된 충청권 의원과의
만찬회동을 취소하는 등 당내 분열을 봉합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김 총리는 이날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오찬모임에서 16대총선에
출마해서라도 내각제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또 내각제 연내 개헌 유보가 내각제 포기가 아니라는 뜻임을 거듭 강조
했다.

김 총리는 먼저 "내각제가 될때까지 정계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
의원이 되기 위해 내년 총선에서 여러분과 함께 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최근 청와대회동에서 총리임기인 내년 2,3월까지인 만큼 총리권한을
강화할 뜻이 없다는 뜻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말했다"며 16대총선을 앞두고
총리직을 사퇴하고 당으로 복귀할 뜻 임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김 총리는 내각제 연내개헌 유보와 관련, "지난달 18일 김대중 대통령에게
내각제 개헌을 발의할 것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김 대통령이 그렇게 되면
격식만 챙길뿐 혼란만 초래한다며 금년은 두고 추후에 내각제 개헌을 추진
하자고 제의해 더이상 강요하지 않았다"고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김 총리는 합당문제와 대해선 "국민회의와 합당을 하게 되면 약한 당은
사라지게 된다"며 합당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서 (내가) 당을 팔아먹었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절대
용서할수 없다. 나는 합당 얘기를 한적도 없고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들과는
당을 같이 할 수 없다"며 충청권 내각제 강경파들을 향해 뼈있는 말을
던졌다.

정가에서는 김 총리의 이날 오찬 간담회가 당내 분란을 상당히 진정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김용환 수석부총재및 이인구 부총재와 화해시키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