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천 지류인 백양천의 범람으로 2일 지하철 7호선 도봉산역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침수됐다.

이로인해 도봉산역은 비만 오면 잠기는 "잠수역"이라는 불명예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국철 1호선과 지하철 7호선의 환승역인 도봉산역은 이날 오전 9시55분께
부터 1층 대합실에 어른 어깨정도까지 물이 차 오르며 승객의 진.출입이
통제됐다.

다행히 선로가 2층에 있어 지난해처럼 지하철 7호선의 전면 운행중단으로
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지하철이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는 바람에 이 지역
주민들은 1년만에 또다시 큰 불편을 겪었다.

지난해의 경우 1층에 설치된 자동열차제어기기(ATC), 자동운전기능(ATO)
등 핵심시설이 물에 잠겨 지하철 7호선 전구간의 운행이 중단됐으며 복구
비용으로 9억여원의 재산 손실까지 발생했다.

7호선 도봉산역이 이처럼 비만 오면 잠기는 것은 한마디로 수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지대가 낮은 곳에 건립됐기 때문.

이와 관련,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대가 낮은 곳에 역사가 들어선 것이
근본문제"라며 "환승통로마저 낮게 설치된 것은 설계단계에서부터 부실했던
공사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서울시와 도시철도공사가 지난해 침수를 겪었다면
환승통로를 구름다리로 설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도시철도공사측은 "역사에 펌프를 3대나 설치했지만 계속해서
밀려 들어오는 물을 퍼내는 것이 역부족이었다"며 "서울시와 도봉구가
중랑천과 백양천의 범람을 막을 수 있는 근본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서울시도 역시 "워낙 지대가 낮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주민들이
1호선을 타고 나가 다른 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는 불편이 있지만 지하철
운행에는 상관이 없다"는 안일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대해 주민들은 "서울시와 도시철도공사측의 무책임한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7호선 도봉산역은 비만 오면 물에 잠기는 반복할 수 밖에 없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 남궁덕 기자 nkdu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