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뚫려 버린 걸까.

집중호우로 수해를 당한 경기도 연천 동두천과 파주, 서울 중랑천변 등은
거대한 "물바다"가 돼버렸다.

쉬지않고 쏟아붇는 비로인해 복구는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폭우에 태풍까지 겹치는 악천후속에 곳곳에서 산사태까지 발생, 사상자가
속출하는 등 수마의 상처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2일 자정 현재 경기 강원북부지역과 인천 등에서
모두 45명이 죽거나 실종됐고 주택 7천여채가 침수됐다고 잠정집계했다.

또 가옥침수 등으로 1만8천1백2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 서울 =3일째 계속된 폭우로 아파트 5개동이 부분 침수되고 주민 2백92
세대 7백80여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극심한 물난리를 겪었던 서울 중랑천은 범람위기를 맞기도
했다.

가까스로 범람위기를 넘겼지만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중랑천은 오전 10시께 월계1교 수위가 18.25mm로 위험수위인 17.84mm를
넘어서 한때 주민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또 이날 오전 10시5분께에는 중랑천 지류인 백양천이 범람했다.

인근 지하철 7호선 도봉산역 1층은 쏟아져 들어오는 빗물로 침수, 출입이
통제됐다.

역무원들도 승차권 발매업무를 중단한채 긴급 대피했다.

이에 따라 전동차는 현재 도봉산행의 경우 바로 전역인 수락산까지만
운행했다.

출퇴근길도 주요 도로의 통제와 침수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 경기 =임진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연천 동두천 문산 등 경기북부 지역에
위기감이 고조됐다.

이날 연천군 군남면 관측소에서 측정된 임진강 수위는 오전 9시께부터
꾸준히 오르기 시작, 오후 1시께 경계수위인 7.5m를 넘어서 오후 2시께부터는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임진강 수위가 올라가면서 문산읍을 감싸고 있는 동문천과 문산천 등
지천들의 수위도 점차 올라 피해가 우려된다.

문산 파주 연천등은 4곳의 취수장과 정수장이 물에 잠겨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동두천 연천 의정부 포천등 1만3천여가구는 전기가 끊겨 "수마와 암흑"의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또 연천 문산 지역의 경우 2만8백81개 유.무선 전화회선이 불통돼 외부와의
연락이 끊기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 강원 =철원 화천 양구 춘천등 4개지역에 피해가 집중됐으며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삼일 1리 삼일계곡에서
산사태가 발생, 방갈로에 있던 피서객 14명을 덮쳤다.

사고직후 인근 육군 이기자 부대 장병 20여명이 굴착기등을 동원해 구조
작업을 벌여 4명은 구조했으나 10명은 끝내 흙더미에 묻혀 계곡으로 휩쓸려
갔다.

사고를 당한 사람들은 인천에서 개인택시 영업을 하는 운전기사 부부
7쌍으로 알려졌다.

<> 기타지역 =이날 오후 5시께 경북 영주시 부석면 우곡리 지방도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흙더미가 운행중이던 소나타 승용차를 덮쳤다.

이사고로 소나타 승용차가 도로옆 하천에 추락, 급류에 떠내려가 문주상
(63)씨 등 6명이 실종됐다.

또 오후 5시30분께 충남 아산시 영인면 월성리를 지나던 캐피탈 승용차가
인근 영인저수지에서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려 탑승자 2명이 모두
익사했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