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올가는 제주도를 거쳐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며 전국 곳곳에서 많은
피해를 냈다.

강풍을 일으키며 가로수와 전신주들을 뿌리채 뽑아냈다.

또 남부지역의 바닷길을 막았으며 항공과 뱃길을 끊어 버렸다.

폭우로 곳곳의 도로와 농경지가 침수되기도 했다.

곳곳에서 구조요청이 폭주했으나 구조인력이 부족해 피해는 더욱 커졌다.

<> 남부.제주 =3일 새벽부터 강풍이 몰아치면서 부러진 교통신호 등과 나무
허공을 날아다니는 공사장 안전책과 간판 등으로 아수라장을 이뤘다.

또 제주시 아라동 아라2교 공사장 임시 우회도로가 침수되는 등 도로 10여곳
이 침수돼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지난 97년 준공된 북제주군 한림읍 한림체육관은 함석지붕 3천8백평방m가
통째로 날아갔다.

오전 6시께는 서귀포시 예래동과 제주시 아라동 등지의 전봇대가 넘어지면서
3만여 가구에 전기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전남 목포에서는 강풍으로 목포항 부근 일부 아파트의 창문이 모두 깨져
나갔다.

또 가로수 수백그루가 힘없이 쓰러지고 간판이 나뒹구는 등 거리는 온통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하당동을 비롯 산정동 용해동 등 10여개 동에서는 강한 비바람으로 전선이
끊기고 전신주가 부러져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완도에서는 강풍에 날아간 간판에 맞아 황경주(66)씨가 숨졌다.

오전 9시50분께 완도군 소안면 맹선리 마을 앞 선착장에서는 4.5t급 태극호
가 전복됐다.

해남군 전역의 전기도 끊겼다.

광주직할시 동구 광주천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물로 중앙돌다리에 고립돼
있던 10대 소년 2명이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 중부 =이날 오전 0시25분께 충남 괴산군 청천면 후영리 덕평리간 1km
구간이 인근 하천의 범람으로 침수돼 교통이 통제됐다.

오전 6시께는 서산시 인지면과 부석면을 잇는 인지면 등당리 당율교가 내려
앉았다.

또 오전 3시께 서산시 읍내동 부영아파트 103동에 설치된 전기배선함이
낙뢰에 맞아 이 아파트 1백65가구에 전기공급이 중단됐다.

오전 1시께 충북 충주시 앙성면 돈산리 돈담마을 김주철씨(53)씨의 양계장
이 침수, 부화된지 4일밖에 안된 병아리 1만4천여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 중북부 =소하천을 포함한 하천 98개 지점에서 둑이 유실되거나 범람했다.

이밖에 상.하수도 시설 12곳이 침수돼 연천 동두천 포천 파주지역
23만4천여명의 주민들에 대한 수돗물 공급이 4일째 중단됐다.

전기도 끊겨 <>파주 1만8천8백19가구 <>포천 7천8백73가구 <>동두천
7천5백92가구 <>연천 6천1백가구 <>고양 50가구 등 모두 4만9천여가구가
고통을 겪고 있다.

또 경기북부지역의 군청과 읍.면사무소 파출소 금융기관 건물이 다수 침수
돼 당분간 정상적인 업무처리가 어렵게 됐다.

문산천이 범람하면서 문산읍사무소 문산파출소와 농협문산지소 일부가 침수
됐다.

이에따라 읍사무소에 있던 번호판 관련자료와 주민등록 및 일반행정서류
일부가 물에 젖었고 구인구직신청 등 행정 자료가 담겨있는 전산시스템이
침수됐다.

연천군의 경우 군청과 연천경찰서 일부, 백의파출소 등 3개 파출소, 한탄강
관리사무소, 농협연천지소 등 5개 금융기관 건물이 침수됐다.

이들 관공서는 지하 기계실과 1층 전산시스템이 물에 젖어 완전 복구에는
보름이상 걸릴 것으로 보여 당분간 업무를 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