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산 독립영화사가 제작한 공포 영화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가 미국
영화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전역에서 개봉된 이 영화는 단 이틀사이에 총 제작비의
1백배에 육박하는 2천8백5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2위에
랭크되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 영화에 들어간 총 예산은 제작자이자 감독인 에두아르도 산체스와
다니엘 미릭이 투자한 6만달러와 영화배급사 아티잔 엔터테인먼트가 지원한
기타 제작 경비 30만달러가 고작이다.

이에 비해 지난 주말에 같이 개봉된 줄리아 로버츠 리처드 기어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달아난 신부"에는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답게 총 7천만달러가
투입됐다.

달아난 신부는 3천5백만달러를 벌어 들여 지난 주말 흥행 수입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제작비의 절반정도 수준이다.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의 비급필름 한 편당 상영 수입은 달아난 신부의
2.5배 가까이 되는 2만6천5백달러.

다음주말엔 상영관이 기존의 1천1백개에서 2천개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따라 입장료 수입만도 1억달러는 너끈히 올리게돼 영화 사상 최고의
수익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과거에도 "이지 라이더" "더티 댄싱" "풀 몬티"처럼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둔 영화들은 있었다.

하지만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는 순수히 인터넷과 사람들의 입을 통한 홍보로
주목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마케팅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마녀를 찾아 숲속에 들어갔다가 실종된 영화학도 3명이 찍은 비디오 필름
조각을 모아 사실을 짜맞춰 가는 줄거리의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는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됐을 당시 배급사 아티잔이 1백만달러에 사들였다.

적은 돈으로 "대박"을 터뜨리게 된 아티잔은 이미 속편을 준비 중이며
티셔츠와 기념품 판매로 수백만달러의 부수입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고성연 기자 amazing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