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와인에는 제 이름을 부칩니다. 한병 한병이 자식처럼 소중하기
때문이죠"

프랑스와인의 전도사가 최근 한국을 찾았다.

주인공은 베르나르 마그레(63)씨.

현재 유럽최대의 와인회사인 윌리엄 피터스사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이 회사를 지난 30년간 이끌어 온 주인공이다.

와인을 자식같이 사랑한다는 그의 "좋은 와인" 만들기 열정은 남다른 데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와인통이다.

편리한 스테인레스 와인통을 사용하는 와인회사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윌리엄 피터스사는 참나무로 만든 통만을 고집하고 있다.

전통의 맛을 지키는데는 나무통이 더 낫다는 자신의 신념 때문이다.

이런 고집 덕분에 윌리엄 피터스사는 현재 유럽 최고의 베스트셀러 와인인
"말르상"으로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30여년전 회사를 설립할 당시만 해도 마그레 회장이 가진것은 와인에 대한
열정 뿐이었다.

"단돈 1프랑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은행에 맡길 수 있는 담보는 재킷
하나 밖에 없었죠".

무일푼으로 회사를 설립한 자신이 세계 1백여개국에 판매망을 구축한
대기업을 키울수 있었던데는 와인에 대한 열정만을 믿고 돈을 빌려준 은행의
도움이 결정적 힘이 됐다고 그는 털어놨다.

그는 "앞으로 다양한 와인을 한국인들에게 선보일 것"이라며 "보틀링공장
(원액을 들여와 완제품을 만드는 시설)도 한국에 세워 보다 싼 값에 와인을
공급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동화주류와 와인의 국내 독점공급및 판매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서울을 찾았다.

< 최철규 기자 gra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