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자 < (주)하버드영어사 사장 >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2박3일간 우리 회사 꿈돌이들과 여름캠프를
다녀왔다.

97년 88명에 불과하던 참가인원이 지난해는 3백50명, 올해는 5백여명에
이르렀다.

특히 이번 여름 캠프는 나에게 3년전 창업때부터 겪은 수많은 고통과 기쁨,
좌절과 기대를 돌아보게 했다.

내 평생의 소원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결국 "어린이 영어교육"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차세대 아이들에게 올바른
영어회화 교육을 시키기 위해 (주)하버드영어사를 세웠다.

하지만 창업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영어교재와 교수법 개발이
이토록 어렵고 힘든 일인 줄은 미처 몰랐었다.

외국 것을 모방하지 않고 우리만의 독자성을 잃지 않으면서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학습법 개발은 정말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 와중에서 더욱 아쉬웠던 것은 국가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것.

미래의 가치를 보기보다는 전년도 매출액을 기준으로 대출한도를 산정하는
금융제도 때문이었다.

여기에 국가재난인 외환위기(IMF)까지 겹쳤다.

그나마 받았던 은행 대출금은 연장이 되지 않아 환수조치를 당했다.

매출 감소로 인해 직원 급여를 3개월간 유보, 삭감하는 지경까지 가게 됐을
때 여성으로서 기업을 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 한탄도 했다.

지금은 교재 개발도 완료했다.

21세기 정보화시대를 맞아 영어와 컴퓨터를 함께 사용하는 교육프로그램도
개발해 벤처기업확인을 받았다.

이젠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을 바랄 뿐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개발한 후의 실적으로 지원이 된다면 누가 새로운
개발을 시도하려고 하겠는가.

정부의 각 기관에 지원요청을 하러 돌아다니던중 정말로 영어의 중요성과
절실함을 깨닫고 이해하는 공무원들도 있었다.

그분들의 격려의 말씀이 없었더라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국민을 위해 진정으로 봉사하는 분들이 있기에 우리나라가 지금껏 존속해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작은 힘이나마 우리 아이들의 영어실력을 높여 21세기 세계속의
한국인을 키워 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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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