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투자은행인 JP모건이 신흥시장 채권지수(EMBI)를 개편하면서 한국채권
편입 비중을 3.3%에서 7.5%로 상향조정했다는 보도는 모처럼의 반가운 소식
이다.

대우사태로 가뜩이나 국제신인도의 하락을 우려해왔던 터고 최근들어서는
외국인 주식 매매동향이 순매도로 돌아서는등 해외부문으로부터의 위기재연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았다는 데서 더욱 다행이라 하겠다.

물론 EMBI지수 비중이 2배 이상 높아졌다고 해서 당장 국제 기관투자가들이
한국물(코리안 페이퍼)을 대거 매수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무디스사에 의하면 신흥시장 투자 기금의 약 80%가 이 지수를 기준
(benchmark)으로 해외채권을 매매하고 있는 만큼 이번 조치는 한국물에 대한
국제수요가 상당히 늘어날 것임을 예고한 것이나 마찬가지라 하겠다.

이번에 새로 지수에 편입된 말레이시아가 2.5%, 중국이 1.6%, 태국이 0.4%를
차지하는데 그쳤음에 비기면 그만큼 해외투자자들의 장기적인 투자전략이
한국에 집중되고 있다고 하겠다.

JP모건이 아시아 비중을 높인 반면 중남미 비중을 떨어뜨린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4.6%에 불과하던 아시아 비중이 말레이시아 중국등이 추가되면서 14.9%로
높아졌고 대신 중남미국가들에 대한 투자비중은 종전의 78.7%에서 66.3%로
10%포인트 이상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남미 중심으로 운용되던 국제 투자자금이 점차 아시아로 환류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셈이다.

최근 국내 증시에 불안감을 안기고 있는 외국인 주식매도 움직임 역시 그리
우려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외국인들의 주식매도가 늘어나고는 있다지만 이는 주로 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한국 주식에 투자해왔던 단기투자자들이 엔강세를 맞아 일시적인 자금
회수에 나선 것일 뿐 기조적인 이탈은 아니라고 봐야 할 것이다.

또 그동안 주가가 크게 오른 고가주를 팔고 저가주를 재매입하는 방법으로
보유주식수를 오히려 늘리는등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게
옳다는 얘기다.

이런 사정들을 감안한다면 우리 스스로 대우사태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대응해 시장 불안을 부채질하고 이런 국내시장 불안이 다시 외국 투자자들의
과잉반응을 초래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 할 것이다.

이는 악순환을 만들어내는 것일 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당국은 대우사태 등에 대한 분명한 해답을 조속히 제시함으로써 시장 불안을
해소하고 해외투자자들이 자신있게 한국물 매입에 나설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여건을 조성해나가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