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 현대정공 경리부 근무 >

현대정공 본사에는 여사우회 "뜨락회"가 있다.

회원수 70여명-.

15년의 전통과 활발한 봉사활동으로 사내 각종 모임을 통틀어 가장 활기찬
모임으로 인정받고 있다.

모임 이름 "뜨락"은 "뜰"의 사투리다.

뜰이라는 단어가 주는 포근한 이미지에 끌려 모임이름으로 정했다고 한다.

직장과 사회를 감싸는 뜰의 역할을 현대정공 뜨락회가 해 내고자 하는 뜻도
담겨 있다.

뜨락회는 사내외 봉사활동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한다.

병으로 고생하는 사우나 그 가족을 돕는 일, 또 사우 집안의 경조사때
달려가 도와주기 등등.

연락을 받으면 여사우들이 마치 "자기일"처럼 알아서 다 해 준다.

대외 봉사활동으로는 강화도에 있는 "천지현 보육원"과 서울 은평구에 있는
"소년의 집"을 매년 찾아 가 후원품을 전달하고 아이들과 놀아 주는 일이
있다.

또 노인후원단체인 "사랑채"가 탑골공원 노인분들께 제공하는 점심식사
배식을 거들기도 한다.

최근에는 심신장애인과 노인들이 수용되어 있는 사회복지시설 "가평꽃동네"
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꿀맛같은 휴일을 봉사활동에 할애하는 희생이 있었지만 회원들이 느끼는
"보람"은 컸다.

아침 9시쯤 도착한 회원들은 회사에서 모아 온 헌옷을 기증한 뒤 수녀의
안내에 따라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먼저 맡겨진 것은 주방일이었다.

수백명분의 식사를 반나절새에 준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엄청난 양의 파와 나물을 다듬고 이어 김치를 그릇에 옮겼더니 손이 일부는
퍼렇게, 또 일부는 붉게 물들었다.

이윽고 식사준비가 다 돼 꽃동네분들과 함께 한 식사는 "더불어 사는"
재미를 느끼도록 해주기에 충분했다.

식사를 마친 뒤 설거지에만 거의 3시간이 걸렸다.

마지막 그릇을 행주로 닦아 낸 회원들은 서로의 얼굴에서 환하게 배어나는
"보람의 미소"를 보았다.

뜨락회활동에 열성적인 우리 여사우들은 분명 "사회를 아름다운 뜨락으로
가꾸는" 작지만 소중한 정원사들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