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김현철씨 사면문제로 고심을 거듭하며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지난 4일 김정길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사면복권에 대한 건의를
받고 "며칠 더 두고 보자"며 결론을 유보했으나 찬반양론이 엇갈려 결론을
못내리고 있다고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8일 밝혔다.

그러나 김현철씨 사면에 반대하는 자민련의 건의에 이어 제2건국위원회도
7일 반대의견을 밝히고 있는 등 반대여론이 쏟아져 김씨가 사면복권 대상자
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김 대통령은 사면에 찬성하는 의견과 반대여론을 모두 듣고
숙고하고 있다"며 "한 세기를 마감하는 마지막 광복절을 맞아 용서와 화해의
정신을 살려야 할 것인지 법집행의 형평성과 국민감정을 고려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10일 국무회의 이전에 최종결론을 내릴 방침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13일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사면복권문제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이와관련, "어떠한 현안에 대해 여론이 분출된뒤 선택이
이뤄지면 사회적 합의로 보고 승복해야 민주주의가 성숙된다"고 말해
김현철씨 사면복권과 관련, 고려해야할 정치적 변수가 많아 고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