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2의 창당"을 선언함과
아울러 당쇄신방안을 발표한다.

이 총재는 오는 31일 취임 1주년을 맞게 됨에 따라 21세기 정치지도자상을
제시한 "밀레니엄 리더쉽"을 구체화해 나감과 동시에 "제2창당"을 본격화
하기 위한 당쇄신에 나설 방침이다.

하순봉 총재비서실장은 "이 총재가 지난 휴가기간중에 구상한 당 쇄신방안
을 발표할 것"이라며 "제2창당과 3김정치 청산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측근들에 따르면 이 총재는 먼저 제2창당을 주도해 나갈 특별기구를 당내에
구성하고 당명변경을 포함한 쇄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당직개편을 통해 자신의 새정치구상을 뒷받침할 진영을 구축한다는 방침
이다.

나아가 이 총재는 내년총선을 정점으로 자신의 새정치 구상에 새로운 획을
긋는다는 구상에 따라 신진세력 영입을 위한 세부방안도 천명할 것으로 전망
된다.

"3김정치 청산"과 관련해 이 총재는 3김이후의 정치지도자로 위상을 정립
한다는 복안아래 구체적인 대응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내년 총선에 대비해 "반DJP" 전선을 구축하자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측근들은 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부영 총무는 이날 김영삼 전 대통령을 방문, "반DJP 전선에
한나라당이 중심이 되고 YS는 도와줘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DJP의 장기집권음모를 막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한나라당이 강력한 야당이 돼야 한다"며 후견인 역할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이 총무는 말했다.

또 "내가 "DJ 비자금"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으며 때가 되면 밝히겠다"고
말해 한나라당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무는 이어 "YS와 "연대론"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연대는 분열된
세력이 다시 모이는 것"이라며 한나라당과 상도동측이 분열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YS가 야당총재나 국회의원 혹은 민주산악회 회장을 다시 하겠다는 뜻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YS의 정치재개나 한나라당 당원의 민산참여 금지
등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반DJP 전선과 관련해 김 전 대통령의 역할을 인정하겠다는 의미여서
한나라당 지도부가 YS에 대해 새로운 관계설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