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잘 입는 사람은 항상 유행에 민감하다.

다음 계절에는 어떤 옷이 유행할지 미리 고민하고 남보다 한 발 앞서 실천에
옮긴다.

''옷 잘 입는다''는 칭찬은 이처럼 앞을 내다보는 능력과 민첩함이 어우러져야
들을 수 있다.

주식시장도 유행을 탄다.

유동성 장세로 거의 모든 종목이 오를 때는 유행이 나타나지 않지만
요즘처럼 소강상태로 들어서면 종목별 특징이 나타난다.

이것을 두고 흔히 ''테마가 형성된다''고 표현한다.

유행을 타는 주식은 ''테마주''라 불린다.

한번 형성된 테마에는 관성이 붙는다.

상당기간 투자자들의 관심을 꿀며 시장을 주도하기 때문에 유행을
창조하거나 초기에 유행에 편승하는 투자자들은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대우 쇼크로 주가가 폭락한 "검은 금요일" 이후 주식시장은 테마주가
이끌고 있다.

주가가 출렁거려도 일정한 테마를 형성하는 종목은 힘이 빠지지 않고
꼿꼿하다.

디지털 반도체 자동차 등이 최근에 등장한 테마다.

여기에 속하는 종목은 평균 주가상승률을 훨씬 웃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유행을 창조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거리는 최근의 장세에서는 유행을 따라잡는 것조차
쉽지 않다.

정보의 양이나 전문성에서 기관투자가를 좇아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파고든 상품이 요즘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는 이른바
"테마형 펀드"다.

한국 대한 현대등 3대 투자신탁회사를 비롯한 많은 투신사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테마형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일반적인 주식형 수익증권은 우량주를 중심으로 싯가총액 비중에 따라
어느 정도 편입비율을 맞춰 운용되지만 테마형 펀드는 펀드 자산의 50%이상을
특정종목군에 집중 투자한다.

투자 위험은 크지만 그만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조정장세가 길어지면서 투자의 방향을 못잡아 불안해하는 일반투자자를
겨냥한 상품이다.

대한투자신탁은 8월 들어 7개의 테마형 펀드를 선보이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 한창이다.

이들 펀드는 일정한 목표수익률이 달성되면 채권등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전환되는 스폿펀드로 설계됐다.

하나의 테마가 형성되면 재빠르게 고수익을 달성하고 그 수익률을 꾸준히
유지하자는 의도다.

주식편입비율이 20~90%로 공격적인 운용을 한다.

집중 투자하는 종목군에 따라 실적우량주식 첨단기술주식 수출관련주식
중가대형주식 업종대표주식 내수관련주식 자산우량주식 등과 같은 이름이
붙어 있다.

관련테마주에는 신탁재산의 60% 이상을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목표수익률은 기간에 따라 20%(1년 이내)와 35%(2년 이내), 두 가지로
설정된다.

가입후 6개월이 지나면 환매수수료가 없으며 그 이전에 환매를 신청할
경우에는 이익금의 70%가 수수료로 부과된다.

한국투자신탁은 총 4개 펀드로 테마형 펀드의 진용을 구축했다.

"파워코리아 신플라자펀드" "파워코리아 SEDI Chip 펀드" "파워코리아
2000-8호(바이오테크 펀드)" "파워코리아 2000-9호(그린펀드)" 등이다.

"파워코리아 신플라자펀드"는 자동차 조선 철강등 경기 관련 엔고 수혜주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지난 85년 일본을 포함한 주요국의 화폐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평가절상돼야
한다고 결의한 "플라자 회의"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반도체 디지털 통신등 첨단업종의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테마형 펀드는
"파워코리아 SEDI Chip 펀드"라고 이름 붙였다.

반도체(Semiconductor) 전자(Electronics) 디지털(Digital) 인터넷
(Internet)의 머리글자를 따서 SEDI라고 이름 붙였다.

이 두 상품은 지난 3일부터 판매에 돌입했으며 투자기간은 6개월이고
2백억원 단위로 모집한다.

신물질 개발이나 제약 생명공학등 생화학 관련 첨단산업에 투자하는
"파워코리아 2000-8호(바이오테크 펀드)"와 그린벨트 해제로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과 환경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파워코리아 2000-9호(그린펀드)" 등 2종류
의 테마형 펀드도 그 뒤를 이어 투자자들에게 소개됐다.

모집 규모는 둘 다 2백억원이며 운용은 나인수 주식운용부장이 담당한다.

3개월 미만 환매시에는 이익금의 90%,6개월 미만시에는 80%가 환매수수료로
부과된다.

일정 업종이 아닌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테마형 펀드도 등장했다.

현대투자신탁운용은 향후 실적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 ,5천억원 규모의
"바이코리아 성장중소형주"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 펀드는 자본금 규모가 작은 중.소형주로서 그동안 주가 상승에서
소외됐으나 내재가치가 높고 향후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저평가된 우량
중.소형주에 주식투자 금액의 90%이상을 투자하는 테마형 펀드다.

현대투신증권과 현대증권에서 판매되는 "성장 중소형주 펀드"는 가입대상과
가입금액에 제한이 없다.

중도환매수수료만 내면 언제든지 중도환매를 할 수 있다.

가입한 지 90일안에 중도해지하면 이익금의 70%를 수수료로 뗀다.

90일이상 1백80일까지는 이익금의 2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삼성생명투신운용은 "코스닥(벤처)전용펀드"와 "새천년 High-Tech 펀드"
두 가지 상품으로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각각 코스닥에 등록된 유망 벤처기업과 첨단 관련주에 집중 투자한다.

환매수수료는 이익금의 70%(3개월미만 환매시)와 40%(6개월미만 환매시)
이다.

판매는 삼성투신증권을 통해 이뤄진다.

< 안재석 기자 yagoo@ >

[ 현재 판매중인 테마형 펀드 ]

< 대한투자신탁 >

<> 실적우량주식 스폿펀드 : 조선, 브라운관, 원양어업, 면방업체
<> 첨단기술주식 스폿펀드 : 디지털기술, 광기술, 평판디스플레이 관련주
<> 수출관련주식 스폿펀드 : 전자, 자동차, 화학 등 대형 수출업체
<> 중가대형주식 스폿펀드 : Yellow Chip(우량 중가대형주)
<> 업종대표주식 스폿펀드 : Blue Chip(업종 대표주)
<> 내수관련주식 스폿펀드 : 내수시장확대 수혜주
<> 자산우량주식 스폿펀드 : 유가증권, 신기술, 부동산 등 유무형자산
보유주
- 환매수수료 : 3개월 미만시 이익금의 70%
6개월 미만시 이익금의 40%

< 한국투자신탁 >

<> 파워코리아 2000-5호(신 플라자펀드) : 자동차, 조선, 철강주
<> 파워코리아 2000-7호(SEDI Chip펀드) : 반도체, 디지털, 통신주
<> 파워코리아 2000-8호(바이오테크펀드) : 생화학 관련 첨단주
<> 파워코리아 2000-9호(그린펀드) : 그린벨트 해제 수혜주 및 환경관련주
- 환매수수료 : 3개월 미만시 이익금의 90%
6개월 미만시 이익금의 80%

< 현대투자신탁운용 >

<> 바이코리아 성장 중소형주 : 실적호전.저평가 중소형주
- 환매수수료 : 3개월 미만시 이익금의 70%

< 삼성생명투신운용 >

<> 코스닥(벤처)전용펀드 : 유망벤처기업
<> 새천년 High-Tech펀드 : 첨단관련주
- 환매수수료 : 3개월 미만시 이익금의 70%
6개월 미만시 이익금의 40%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