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대우사태 여파로 금융시장이 계속 동요한데다 폭우로 큰 피해를
입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이번주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는 듯하다.

다만 대우문제를 풀기 위한 채권단과 정부, 대우측의 노력이 하나둘
가시화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채권단 구조조정전담팀이 11일까지 마련키로 한 구조조정계획이
관심사다.

대우그룹 주요계열사의 처리방향이 담기기 때문이다.

한빛 제일 외환 등 5대그룹 주채권은행은 이를 바탕으로 이달안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정.재계및 금융계 간담회를 준비하기위해 분주히 움직일
듯하다.

구조조정계획은 논란이 많았지만 정부 관계자들이 그동안 수차례 언급해온
"자동차 무역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의 매각 계열분리"원칙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대우처리과정에서 큰 변수는 해외채권단이 만기연장에 동의할지 여부다.

대우는 해외채권단을 상대로 오는 18일 개최할 설명회를 앞두고 "신뢰회복"
을 위한 다각적인 조치를 집중적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맥락에서 대우전자 등 계열사 매각 발표도 빠르면 주말께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대우구조조정계획이 국내외 시장참여자들로부터 호평을 받는다면 지난달
19일 대우문제가 표면화된 이후 전개된 "안개국면"은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사태로 가려졌던 삼성자동차문제도 윤곽을 잡아나갈 전망이다.

채권단은 이번주초 운영위원회를 열어 법무법인의 법적 검토의견을 바탕으로
"준비된 수순"을 밟기로 했다.

삼성차문제의 최대쟁점은 이건희 회장이 내놓은 삼성생명주식 4백만주외에
삼성과 이 회장이 추가로 돈을 내놓느냐 여부다.

법정공방으로 이어질지, 원만히 해결될지 주목된다.

대한생명 등에 대한 공적자금투입이 결정됨에 따라 이번주에는 후속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일각에서 "일시적 국유화"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돌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도 검토되고 있다.

빠르면 이번주말께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정부 관계자는 "부실채권매입 증자 등을 위해 서울은행에 투입해야 할
공적자금은 4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임시국회는 13일 본회의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그러나 10일 열릴 예정인 국회정무위원회는 주목할만한다.

부실금융기관 퇴출, 대우사태 해법, 금융시장 안정방안 등을 둘러싸고
정부.여당과 야당간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각 상임위는 11일까지 회의일정을 잡아두고 있다.

추경예산안 및 민생.개혁법안은 정치권 일각에서 정치쟁점 타결과 연계시키
겠다고 밝히고있어 본회의 처리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김대중 대통령의 8.15경축사에 담길 내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발생한 수해와 관련해 모종의 남북협력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가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중산층 및 서민생활 향상을 위한 중장기
대책"도 경축사에 맞춰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오는 13일에는 각부처 입장을 조율하기위해 경제부처가 참여하는
경제정책조정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증권.외환시장과 관련해선 "혼조" "불안" "조정"이란 단어들이 눈에 많이
띤다.

중국위안화 불안, 태국바트화를 비롯한 동남아통화 하락, 대우사태 등 주변
여건이 악화되고 있고 수급도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당분간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선 엔화강세와 미국의 금리인상여부가 최대 관심사안이다.

로렌스 서머스 미국재무장관과 미야자와 기이치 일본대장상은 지난주말
"정책에 변화가 없다"고 공언했지만 시장은 엔화강세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또 미국의 생산성이 둔화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오는 24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이번주에는 이런저런
전망이 쏟아질 것이다.

어쨌든 한국에게 엔화강세는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고 있기때문에
긍정적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반대로 외국인자금의 유출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 외환시장에 적지않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듯하다.

안팎의 기류에 촉각을 곤두세울 때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체크포인트 ]

<> 10일 : 국회 정무위원회등 경제관련 상임위
<> 11일 : 대우구조조정 계획(채권단)
<> 13일 : 경제정책조정회의(잠정)
국회본회의 추경의결등
<> 15일 : 8.15 경축사
<> 주중 : 삼성자동차 채권단 운영위원회
대우계열사 매각 발표
엔화강세.미국금리인상 여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