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초 설악산.

한샘의 임직원 1백여명이 백설로 뒤덮인 산을 오르고 있다.

산아래쪽 설악동은 영하 20도 꼭대기는 영하 30도.

매서운 바람과 살을 도려내는 추위.

이들은 모두 대청봉까지 올랐다.

전문 산악인도 아닌 사람들이 혹한속에서 등정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기까지
하다.

일부 여직원들은 눈물이 얼까봐 속으로 울고 있다.

강인한 정신력을 배양하고 겨울철 전투능력을 기르기 위해 군인들도 해마다
혹한기 훈련을 한다.

하지만 영하 20도이하로 내려가면 때때로 훈련을 중단하고 귀대한다.

집단 동사를 막기 위한 것.

하지만 한샘은 예외가 없다.

최양하(50) 사장.

강한 기업을 만드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신력이라고 믿는 기업인이다.

1년이면 수십번 산을 오른다.

밤샘 등정으로 정상에 오른뒤 구름을 발아래 깔고 업무를 논의한다.

상반기 결산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는 7월초 오대산 정상에서 실시했다.

간부직원과 주요 대리점 사장을 이끌고.

사장 집무실이 서울 방배동 본사인지 산정상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런 정신력은 경영성적표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은 1천1백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나 늘었다.

부엌가구 수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설경기가 부진한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신장이다.

다양한 신제품 개발과 공격적인 영업 철저한 서비스정신이 밑바탕이 됐다.

고품질 저가제품을 내놓은게 히트쳤다.

저가품수요가 많다고 보고 기존 제품의 품질에 가격이 30%가량 저렴한
제품을 내놓은게 맞아 떨어진 것.

공격적인 시장개척도 큰 힘이 됐다.

한샘의 사무실에는 곳곳에 구호가 붙어 있다.

"부서의 월매출 1백억원 돌파" "타는 목마름으로" "신기록에 도전한다"
등.

한샘의 전임직원은 노란셔츠를 입는다.

사장도 예외가 아니다.

원래 노란셔츠는 대리점 직원을 위해 고안한 것으로 손님이 직원을 금방
식별해 안내받기 쉽도록 의상을 통일한 것이다.

서비스정신의 발로다.

본사 직원이 종종 대리점 지원을 나가자 아예 본사 임직원도 전원 착용토록
한 것.

뿐만 아니라 대리점및 영업직원은 최고급호텔에서 일류 서비스정신을
배운다.

최 사장의 최종목표는 한국이 아니다.

국내 시장점유율 목표 50%는 이미 가시권내 들어 왔다는게 그의 평가다.

최종목표는 일본과 중국을 뒤덮겠다는 것.

특히 거대한 중국시장을 반드시 정복해야할 고지로 여기고 있다.

"중국시장의 10%를 장악할 겁니다. 두고 보십시요"

목표는 분명하고 구체적이다.

우선 8월말까지 베이징에 합작생산공장을 만든다.

내년에는 상하이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중국의 인력을 데려와 연수도 실시키로 했다.

아파트 등 대단위 단지에 대한 프로젝트세일을 하고 동시에 주요 지역에
딜러망을 구축해 영업할 생각이다.

생산공장도 점차 늘릴 계획이다.

때마침 한샘의 장래성을 높게 평가한 템플턴이 2백억원을 출자했다.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는 매우 이례적인 것.

한샘의 지분을 18% 소유하게 됐다.

이 자금으로 중국사업에 투자하고 인테리어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10년이상 해외시장 개척경험을 쌓아온 한샘이 21세기 일본과 중국시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뿌리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02)590-3423

< 김낙훈 기자 nh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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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양하 사장이 걸어온 길

<> 49년 서울 출생
<> 보성고 서울대 금속공학과
<> 대우중공업 입사
<> 79년 한샘 입사
<> 83년 공장장
<> 94년 전무
<> 97년 사장
<> 97년 인테리어및 주택사업본부 발족
<> 97년 한샘바쓰 및 한샘퍼니처 설립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