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의 다자간 무역협상 윤곽이 오리무중이다.

국제사회는 협상의제나 방식 명칭 등 그 어느 것에서도 합의점을 못찾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개도국 사이의 이견이 큰 탓이다.

1백34개 WTO회원국들은 오는 11월 미국 시애틀의 WTO총회에서 협상의제와
방식 명칭 시기등을 확정해야 한다.

그래야 예정대로 내년에 "21세기 세계무역틀"을 만들기 위한 국제무역협상을
개시할수 있다.

회원국들은 "시애틀 총회"의 합의초안을 마련하기 위해 내달부터 예비협상에
들어간다.

그러나 미국과 EU등 핵심국의 견해차가 워낙 커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전반적인 분위기 =선진권은 열성적이나 개도권은 시큰둥하다.

협상의 기본 목표는 무역자유화 확대다.

때문에 선진국은 얻는게 많지만 개도국은 잃는게 더 많다.

특히 차기 협상에서는 농업및 금융서비스 경쟁촉진 국제노동규정 등
개도권에 불리한 사안들이 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에따라 개도국들은 내심 협상이 개시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협상의제 =그동안 나온 각국 입장들을 보면 편차가 매우 크다.

의제로 확정된 것이라곤 지난번 우루과이라운드때 합의된 농산물시장및
서비스 공산품관세부문 뿐이다.

현재 EU는 차기 협상에서 가능한 한 많은 분야를 취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투자및 경쟁룰 통관제도개혁 해운업 국제노동기준등 모든 부문을 협상테이블
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도 EU입장에 가깝다.

그러나 미국은 광범위한 의제에 반대하고 있다.

최근 수잔 에서만 미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농업과 서비스 공산품의
시장접근 문제만을 중점 취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기준이나 통관제도개혁 해운서비스등은 추후 검토대상으로 남겨두자는
것이다.

더우기 이미 차기 의제로 확정된 농업부문에서도 이견이 노출되고 있어
의제 선정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호주나 캐나다 등 케언즈그룹(농산물수출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국가들)은
시장개방보다는 농업보조금삭감및 보호철폐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상방식 =EU와 일본은 일괄타결방식을,미국은 개별타결을 고집하고 있다.

노리는 게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EU와 일본은 한 협상분야에서 손해를 보면 다른 분야에서는 상대측의 양보를
끌어내 실속을 챙길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특히 자신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농업분야에서의 손실을 다른 분야에서의
이득으로 상쇄하겠다는 속셈에서다.

따라서 지난번 UR협상처럼 모든 의제가 타결돼야 협정이 체결되는 일괄타결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반해 미국은 분야별 협상타결방식에 집착하고 있다.

농업부문이나 영화.음반시장등 난항이 예상되는 의제때문에 다른 의제의
타결이 지연돼서는 안된다는 논리다.

이 논리의 밑바탕에는 모든 분야에서 1대1로 붙을 경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다.


<>협상명칭 =EU는 차기 협상을 벌써부터 "밀레니엄라운드"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클린턴라운드"로 지칭중이다.

일각에서는 총회개최지 이름을 따 "시애틀라운드"로 명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도국은 라운드라는 말이 들어가는 것을 꺼리고 있다.

후속협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가 함축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WTO 차기협상 이슈들 ]

<> 합의된 협상의제 : 농업 분야.서비스.공산품 관세
<> 미합의 의제 : 해운업, 투자및 경쟁룰, 통관제도, 국제노동기준 등
(미국과 EU 대립)
<> 협상방식 : 일괄타결방식(EU)과 개별타결방식(미)으로 양분
<> 협상명칭 : 밀레니엄 라운드, 클린턴 라운드, 시애틀 라운드 등으로 이전
<> 협상기한 : 3~4년으로 압축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