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정부의 여론 편식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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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한국사회에 나타난 큰 변화중 하나는 외국인들의 시각을
중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정책 당국자는 물론이고 기업인, 정치인, 언론인 등 사회구성원 모두가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곧추세우곤 한다.
이번 대우사태를 맞아서도 외국인들을 어떻게 안심시킬 것인가가 중대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우물안 개구리"를 면한다는 점에서, 또 국제사회의 일원임을 자각한
결과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외국인들이라고 해서 모든 현안에 대해 시각이 일치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완전히 상반된 시각을 드러내기도 한다.
문제는 정부가 외국인들의 시각을 받아들이는데 있어 "편식증"을 보이고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정부의 입장에서 유리한 소리만 중시하고 그렇지 못한 소리는 무시해버리는
경향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일본의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의 한국경제 비판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사피오"라는 일본의 격주간 국제정보지에 "한국이 경제적으로 일어설
수 없는 이유"라는 글을 실어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통렬히 비판했다.
한국경제를 겉모양만 "미국화"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깔려 있다.
오마에 겐이치의 이같은 비판내용은 9일 국회의 대정부 질문사항에도 올랐다
모 의원이 그의 비판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물었다.
그러나 정부측은 비판 자체를 묵살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비즈니스 위크 등 서방언론들이 가하는 비판에 대한 정부의 태도와
사뭇 비교된다.
이들 서방언론들은 구조개혁이 미진하다고 채근한다.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구조개혁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투다.
정부는 기회 있을때마다 이런 비판을 인용해가며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곤 한다.
물론 서로 상반된 시각이 존재할 때 양쪽 모두에 똑같이 귀를 기울이기는
어렵다.
분명 어느 한쪽의 견해에 더 기울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부의 입장에 유리한 소리만 들으려해서는 곤란하다.
듣기좋은 소리만 골라듣다가는 마치 재벌총수의 "독단경영"과 같은 "독단
정책"의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0일자 ).
중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정책 당국자는 물론이고 기업인, 정치인, 언론인 등 사회구성원 모두가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곧추세우곤 한다.
이번 대우사태를 맞아서도 외국인들을 어떻게 안심시킬 것인가가 중대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우물안 개구리"를 면한다는 점에서, 또 국제사회의 일원임을 자각한
결과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외국인들이라고 해서 모든 현안에 대해 시각이 일치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완전히 상반된 시각을 드러내기도 한다.
문제는 정부가 외국인들의 시각을 받아들이는데 있어 "편식증"을 보이고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정부의 입장에서 유리한 소리만 중시하고 그렇지 못한 소리는 무시해버리는
경향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일본의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의 한국경제 비판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사피오"라는 일본의 격주간 국제정보지에 "한국이 경제적으로 일어설
수 없는 이유"라는 글을 실어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통렬히 비판했다.
한국경제를 겉모양만 "미국화"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깔려 있다.
오마에 겐이치의 이같은 비판내용은 9일 국회의 대정부 질문사항에도 올랐다
모 의원이 그의 비판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물었다.
그러나 정부측은 비판 자체를 묵살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비즈니스 위크 등 서방언론들이 가하는 비판에 대한 정부의 태도와
사뭇 비교된다.
이들 서방언론들은 구조개혁이 미진하다고 채근한다.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구조개혁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투다.
정부는 기회 있을때마다 이런 비판을 인용해가며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곤 한다.
물론 서로 상반된 시각이 존재할 때 양쪽 모두에 똑같이 귀를 기울이기는
어렵다.
분명 어느 한쪽의 견해에 더 기울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부의 입장에 유리한 소리만 들으려해서는 곤란하다.
듣기좋은 소리만 골라듣다가는 마치 재벌총수의 "독단경영"과 같은 "독단
정책"의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