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상이라는 무대에서 펼쳐지는 혼성 2인극.

한 덩어리가 돼 무대를 뒹굴며 열연하는 남녀.

무분별한 호흡음이 무대를 지탱하고 있는 용수철의 반동음 사이에 끼어
어지럽게 난무한다.

그야말로 열연이다.

드디어 관객의 시선이 집중되는 결정적인 순간.

남자 배우가 돌연 무대에 나자빠진다.

어색하게 무대를 벗어나는 남자.

정말 당혹스럽다.

아쉽고 공허한 여우.

남성의 조루증 때문이다.

여우가 쾌감의 창작을 통해 희열에 도달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는 커녕
호흡조차 맞추지 못하는 어설픈 남우.

이럴 때마다 남우는 무기력해지고 수치스러워진다.

슬퍼지기도 한다.

그래서 하고 많은 남자들은 격발 순간을 늦추기 위해 불쌍할 만큼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빨리 끝났으면 하고 바라는 남우들도 있다.

조루증의 반대 현상인 지루증이다.

조루가 사전 격발이라면 지루는 불발에 해당한다.

성욕도 충분하고 발기력도 왕성하지만 극치감을 느낄 듯하면서도 사정을
이룰 수 없는 증세다.

지루증은 성기능장애 남성의 3~4% 정도에게 나타나며 드물긴 하지만 평생
동안 정상적인 성관계로는 한번도 사정을 못하는 사람도 있다.

지루증은 척수손상, 척수질환, 교감신경계 손상, 당뇨병, 약물복용 등으로
발생하는 기질성도 있지만 불안이나 죄책감으로 비롯되는 심인성이 대부분
이다.

지루증을 일으키는 약물은 아편과 같은 최면제, 알코올 등 진정제, 항남성
호르몬제, 교감신경차단제, 향정신병약물, 항우울제, 신경안정제 등이다.

지루증에도 몇가지 타입이 있다.

첫째, 자웅 심벌의 밀착 결합상태에선 아무리 시도해도 사정이 불가능해
페니스를 철수시킨 후 여성 파트너의 손이나 입의 도움을 받아야만 사정하는
타입이다.

둘째, 여성의 발작과 헛소리를 확인할 때까지 노역에 종사한 후 철수한
페니스를 붙들고 스스로 몸살을 시켜야만 사정하는 경우가 있다.

셋째, 아내와는 사정이 불가능하고 바람을 피울 때만 사정하는 사람도 있다.

넷째, 아주 특이한 성적 자극 또는 목이 졸리거나 구타당하는 환상을
통해서만 사정이 가능한 타입 등이다.

지루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기질성인 경우 원인을 제거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심인성은 불안감이나 죄책감을 없애고 성적 흥분을 감소시키는
정신적 산만함을 제거해야 한다.

본인은 물론 섹스 파트너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또 현장(질) 밖에서 페니스를 잘 달래고 얼러 일정 고도에 올려 놓은 다음
현장으로 끌고 들어가 마무리하는 방법을 반복하면 약 80%는 치료에 성공할
수 있다.

약물 치료제로는 교감신경 흥분제가 효과적이다.

< 준남성크리닉원장 jun@snec.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