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캐릭터 사세요"

지방자치단체들이 자기 시.군을 상징하는 캐릭터를 기업들에 파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기업들은 이 캐릭터를 생활용품 기념품 등에 붙여 팔게 된다.

10일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KIDP)에 따르면 수원시와 전북 남원시, 경북
청도군이 자체 캐릭터를 상품화하기 위해 캐릭터 개발 전문회사인 매스노벨티
(대표 이희곤)와 각각 라이센스 사업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지역 캐릭터가 지방 홍보 마스코트로 쓰인 적은 있어도 상품화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스노벨티는 남원의 "춘향이", 수원의 "화성이(지역문화재인 화성을
캐릭터로 만든 것)", 청도의 "카우와 붕가(황소싸움)" 등 기존 캐릭터를
이용해 제품을 만들 기업을 모집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11일과 오는 24일 두차례에 걸쳐 서울 대학로에 있는 KIDP에서
관련 기업 등을 초청해 사업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관심있는 기업은 매스노벨티와 계약을 맺고 이들 지자체의 캐릭터를 자기
상품에 붙여 팔 수 있다.

그동안 지자체들이 자기 고장의 상징물로 고유 캐릭터를 만든 경우는
많았지만 이를 상품화하는 라이센스 사업은 없었다.

매스노벨티는 이미 개발된 기본 캐릭터 외에 응용 모델 등을 추가로
디자인해 주로 팬시업체와 관광기념품 생활용품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캐릭터 사용 권리를 팔 계획이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은 매스노벨티 지자체 KIDP가 각각 5대4대1의 비율로
나누게 된다.

KIDP는 이들 지자체들의 캐릭터 개발을 뒤에서 지원해왔다.

KIDP는 "수원시 등이 캐릭터 라이센스 사업을 벌이는 것은 지자체가
캐릭터를 지역 홍보 마스코트로만 쓰는 데서 벗어나 수익사업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다양한 지자체 캐릭터들이 상품화되면 취약한 국산 캐릭터 산업도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캐릭터 시장은 미국의 디즈니와 일본의 키티 등 외국 캐릭터가
95%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외제가 휩쓸고 있다.

지자체의 캐릭터 라이센스 사업이야말로 지역발전과 디자인산업 육성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고유 캐릭터를 개발한 지자체는 수원시 남원시
청도군 외에도 전남 장성군(홍길동), 강원 영월군(김삿갓) 등 20여곳에
이른다.

문의 =KIDP(02)708-2062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