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를 겔(gel) 상태에서 급속 냉동, 보관하는 "유리화 난자동결법"을
이용한 아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어났다.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윤태기.정형민 교수팀은 자체 개발한
난자동결법을 이용해 임신한 정모(30)씨가 지난 7일 오전 2.9kg의 건강한
남자아기를 낳았다고 10일 밝혔다.

냉동난자를 이용한 아기 탄생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처음이다.

특히 유리화 난자동결법에 의한 신생아 탄생은 세계에서 처음이어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리화 난자동결법은 난자를 겔 상태에서 초급속으로 동결시켜 세포 손상을
최소로 줄이면서 난자를 보관하는 기술이다.

기존 수정란 동결법의 경우 임신성공률이 15~25%에 불과한 데 비해 난자
동결법은 성공률이 43% 이상이어서 획기적인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차병원 연구팀은 이미 지난해 열린 세계 불임학회 및 미국 불임학회에서
이 방법에 대한 논문을 발표, 우수논문상을 받았었다.

정 교수는 "유리화 난자동결법을 이용하면 기존 수정란을 이용한 불임
치료의 윤리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성불임 치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면서 "뇌사자의 이식용 장기를 동결해 보존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