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향후 움직임에 대한 전망이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비관론자들은 저금리시대의 종결로 증시의 활황국면은 끝났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금리인상까지 겹쳐 유동성장세는 마침표를 찍었다는 주장이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사상최대의 기업실적은 엄청난 에너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우사태가 가닥을 잡으면 다시 팡파레가 울릴 것이라고 강조한다.

최근의 증시상황은 "금리대 실적"라는 대결구도로 집약된다.

지수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대우사태로 불거진 금리상승이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세계 증시가 동조조정을 받고
있기도 하다.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도 이같은 흐름의 연장선이다.

그러나 지수의 낙폭은 그렇게 크지 않다.

고점대비 1백포인트 안팎이다.

개별기업의 실적이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의 증시상황은 금리와 실적이 샅바싸움을 하고 있는 양태"(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이종우 연구위원)로 분석된다.

<>현상 =대우문제가 부상하기 전까지 금리는 종합주가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워낙 금리가 낮았는데다 증시에 유동성이 풍부해서다.

금리가 9%대에 진입했던 지난달 19일에도 지수는 종가로 연중최고치인
1,024에 올랐다.

그러나 이날 대우문제가 표면화되면서 금리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금리는 그후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종합주가지수는 방향을 잃기 시작했다.

지난달 23일 금리가 9.50에 달하자 그 다음날 지수는 872로 밀렸다.

다시 금리가 9.06%로 떨어진 29일에는 지수가 998로 1,000에 육박했다.

이달들어서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금리와 지수가 마치 시소를 타듯이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전망 =단기적으로는 금리가, 중장기적으로는 실적이 우세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금리가 두자리숫자로 진입한다는 것은 증시의 펀더멘털의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금리에 의한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환경이 사라진다는 얘기다.

시장은 그동안 장을 이끌던 에너지원이 없어지면서 상당한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우그룹 회사채 처리문제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시장의
조정폭은 상상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자금이동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실적이라는 재료가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두자리 숫자로 가면 초기에는 힘들어하겠지만 곧 내성이 생길 것"
(대우증권 이연구위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반도체호황이나 엔고등 실적과 연결된 재료가 풍부하다는 것도 긍정적
시각을 갖게 한다.

종합주가지수가 처음으로 1,000선을 넘었던 지난 87-88년 호황기때 시중
금리는 14%였다.

그러나 증시는 초호황이었다.

당시 엔고를 기반으로 기업들이 실적이 대폭 호전됐었다.

결국 실적이 뒷받침된 종목이 견인하면서 시장은 다시 뛸 것이라는 뜻이다.

<>투자전략 =철저히 실적을 따져 종목을 선별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적의 경우도 현재 얼마의 이익을 냈느냐 보다 내년에도 이익이 얼마나
나느냐를 꼼꼼히 챙겨야한다고 지적한다.

"대세 상승기에는 종목별 재료가 중요하지만 이제는 기업의 미래가치를
따져 투자하는 정석플레이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굿모닝증권 올림픽지점
장성환 과장)는 얘기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