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시장에 미과즙음료 바람이 불고 있다.

물도 아니고 과즙음료도 아닌 미과즙음료가 음료 진열대를 비집고 들어가
인기 없는 음료들을 뒷전으로 밀어내고 있다.

지난 4월 남양유업이 "니어워터"를 내놓자 뒤이어 해태음료(물의꿈)
롯데칠성(2% 부족할때) 한국야쿠르트(써플라이) 등이 속속 비슷한 제품을
내놓았다.

매일유업도 이달중 "아쿠아후레쉬"(가칭)라는 비슷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신규참여업체가 늘면서 미과즙음료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롯데칠성은 지난 7월 "2% 부족할때"를 내놓고 곧장 텔레비전 광고를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선발 남양유업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음료 성수기인 지난달 70만개 이상의 "니어워터"를 팔았다.

미과즙음료시장은 올해 5백억원 규모에 달하고 2001년께엔 1천5백억원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과즙음료란 한마디로 과즙이 미미하게 함유된 음료.

대개 과즙함유율이 3~10%인 음료를 말한다.

과즙으로는 포도 복숭아 레몬 등을 사용한다.

과즙이 들어 있다는 점에선 일종의 과즙음료다.

그러나 함량이 적고 색깔이 무색이어서 겉으로 보기엔 먹는샘물(생수)과
비슷하다.

일본에서는 90년대 중반께 이런 음료가 등장, 지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인들은 "물에 가깝다"는 의미로 이런 음료를 통틀어 "니어워터
(near water)"라고 부른다.

그러나 한국에선 남양유업이 "니어워터"를 브랜드명으로 사용한 바람에
미과즙음료라 부르고 있다.

미과즙음료 주요 고객은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다.

과즙음료는 너무 진하고 생수는 너무 심심하다고 생각하는 이른바 Y세대가
미과즙음료를 즐겨찾는 고객층이다.

미과즙음료가 등장한 배경엔 젊은이들의 이같은 취향 이외에 생수시장의
위축도 원인으로 꼽힌다.

음료업체들은 생수에 부과되는 세금이 수질개선 부담금을 포함, 매출의
30%에 달하자 세율이 낮은 미과즙음료를 내놓고 있다.

4개 업체의 미과즙음료는 맛이나 용량 가격 등에서 비슷하다.

5백ml 또는 6백ml 페트병에 담겨 있고 값은 1천원 안팎이다.

다만 한국야쿠르트의 "써플라이"는 과즙함유율(10%)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신
값이 1백원쯤 비싸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