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범 축협 중앙회장은 42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신 회장은 육군사관학교(22기)에 입학했으나 졸업은 하지 못한채 4학년때
도중 하차했다.

신 회장은 지난 67년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에 몸을 담게 된다.

이때 맡은 직책이 제주도청 행정사무관.

이후 78년에는 농수산부 서기관으로 중앙 무대에 진출했다.

이때부터 농수산부 정통 관료로서의 순탄한 길을 밟았다.

83년에 부이사관으로 승진, 농업공무원교육원장을 맡았고 84년에는 주
이탈리아대사관 농무관으로 만 4년을 보낸는 등 해외경험도 쌓았다.

88년에 국장으로 승진, 농무국장 축산국장 등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친다.

이때 축산국장을 거친 인연이 결국 지난 7월 축협 중앙회장에 출마한 배경
이 됐다.

국장 시절 타고난 보스기질과 무서운 추진력으로 부하직원들의 신망을 얻기
도 했다.

92년 1급인 기획관리실장에 올랐고 이를 마지막으로 농수산부 생활을 마감
했다.

93년 제29대 관선 제주도지사에 선임됐으며 95년부터 98년까지 민선 제주도
지사로 관록을 쌓았다.

지난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낙선한 이후에도 최근까지 제주도 발전을
위한 모임을 구성하는 등 활발한 정치적 재기 활동을 해왔다.

지난달 9일 축협이 박순용 당시 회장을 조합장 총회에서 밀어내고 새 회장
을 뽑기로 결정할때까지 신 회장은 축협 새 회장 물망에 전혀 오르지않았다.

막판에 후보로 떠오르며 압도적 표차로 새 회장에 당선된 것이다.

협동조합 관계자들은 신 회장이 축협에 출사표를 던지게 된 배경으로 그의
노련한 정치력을 들고 있다.

축협 회장을 맡아 농축협 통합 반대의 선봉장으로 나서 지조있고 강건한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할복 자살 기도로 충격을 던진 그가 협동조합 통합의 줄기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강창동 기자 cd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