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명숙 < 양지말가족농원 실장 >

경기도 가평군 명지산 자락에 위치한 양지말 가족농원에 온 지도 5년이
흘렀다.

첩첩산중에 있는 이곳은 경기도내 유일한 청정지역요 반딧불 보호구역이기도
하다.

20대 중반에 이곳에 들어와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다.

이곳에 있다보면 여러모로 즐거울 때가 많다.

생활에 찌든 도시인들이 모처럼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고 동심의 세계에
빠져드는 것을 볼 때면 농원을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

주말이면 농원은 피크닉 온 가족들로 붐빈다.

부모와 아이들이 손 잡고 잣나무 숲속이나 밤나무 숲속에서 돗자리를
깔아놓고 오순도순 이야기하는 모습은 한폭의 풍경화 같다.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온갖 시름이 가시는 듯하다.

그러나 이번 폭우로 큰 피해를 본 인근 지역 수재민들을 생각하면서 그들과
함께 하지 못함에 자책감을 느끼게 된다.

다만 내가 하는 사회봉사 활동에 좀더 충실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한적한 곳에서 생각할 여유를 가지면서 남을 배려하려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생겨난 것은 큰 다행으로 생각한다.

나는 몇년전 서울여자청년회의소(JC)에 회원으로 참여해 현재 상임부회장
으로 활동하고 있다.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란 생각을 늘 하곤 한다.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와 믿음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야겠다는
확신이다.

그러면서 자신을 나누는데 인색하지 않고 희생과 봉사의 참된 기쁨을 찾아야
한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

우리 양지말 가족농원은 풍수지리학상 어머니의 치마폭처럼 편안한 곳이다.

잘 가꿔진 잣나무와 유실수가 온 산을 뒤덮고 있다.

채소밭도 탐스럽게 가꿔져 있다.

계곡에는 도롱뇽 산천어 개구리가 서식하고 있다.

자연과 더불어 살면 살수록 혼탁해지는 사회에 촛불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없을까 반문하게 된다.

(0356)582-4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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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