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중계기 생산업체들이 저가 출혈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수요는 별로 늘지 않고 있는데 중소업체들이 워낙 난립하고 있어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전화 기지국과 기지국 사이에서 음성신호를
이어주는 통신장비인 중계기의 가격이 작년에 비해 약 50~90%씩 떨어졌다.

실제로 지난 97~98년중 1억2천만원에 달하던 아날로그 휴대폰 중계기의
값은 최근 1천2백만원까지 하락했다.

또 지난해까지만 해도 3천만~4천만원이던 디지털 휴대폰 중계기의 가격은
1천2백만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당연히 중계기 부품 가격도 덩달아 떨어지고 있다.

이는 최근 2~3년간 이동통신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이동전화 중계기
업체들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기 때문이다.

현재 이동통신회사에 중계기를 만들어 팔고 있는 회사는 대영전자 흥창
유영정보통신 KNC 등 중견기업을 포함해 20여개사에 달하며 부품업체까지
합치면 약 2백여사에 이른다.

이동통신 중계기 모듈을 생산하고 있는 창원전자의 안창엽 사장은 "워낙
많은 회사들이 치열한 납품경쟁을 벌이다 보니 가격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이동통신회사들은 점점 높은 성능의 중계기를 요구하는 반면 값은 낮춰잡고
있어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SK텔레콤 한통프리텔 등 이동통신회사들이 전국에 중계기 설치를
거의 완료하는 내년 상반기 이후가 더 큰 문제"라고 밝혔다.

중계기 내수시장 수요가 없어지면 상당수 부품 회사들의 정리가 불가피할
것이란 얘기다.

동원경제연구소 정보통신업종 애널리스트인 양종인 과장은 "중계기의 경우
휴대폰 단말기와 달리 수출전망도 밝지 않은 편"이라며 "올해는 그런 대로
넘기더라도 내년이후 중계기 관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