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전계열사에 대한 신규여신 중단조치가 1주일 연기됐다.

삼성과 채권단이 중재안을 마련하기위한 것이다.

금융계 일각에선 삼성자동차 부채처리 문제를 둘러싼 채권단과 삼성그룹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내주중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점치고 있다.

삼성그룹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은 13일 "삼성그룹이 금융제재를 1주일
연기해달라며 부채처리와 관련한 협상을 제의해왔다"고 밝혔다.

한빛은행은 채권단 운영위원회에 의견을 물어봐야하지만 삼성측의 제의를
받아들이는데 큰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채권단과 삼성은 손실분담(Loss sharing)에 관해 의견접근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실분담이란 이건희 회장이 출연한 삼성생명 주식 4백만주가 부채
(2조8천억원) 처리에 모자랄 경우 삼성과 채권단이 손실을 나누어 책임지는걸
말한다.

이제까지 채권단은 삼성이 모든 책임을 떠안야한다며 금융제재 등으로
압박해왔다.

유한조 한빛은행 이사는 "채권단도 손실액의 10~20%를 분담할 용의가 있다"
며 "삼성자동차 문제가 금융제재로 까지 가지 않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도 "손실분담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손실분담은 처음부터 우리가 주장했던 것"
이라며 "채권단도 대출위험에 따른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치며 새로운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그룹 채권단은 지난 10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내주초부터 삼성그룹
전계열사에 대해 신규여신을 중단하는등 단계적인 금융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로 했었다.

채권단이 이같이 금융제재방침을 발표하자 삼성전자는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 삼성센터지점에 맡겨둔 예금 1천900억원을 인출해갔다.

이 돈을 다른 은행에 넣었다.

삼성전자를 대금지급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채권단의 금융제재에
대한 일종의 실력행사를 벌인 것으로 금융계는 여기고 있다.

채권단은 협상이 타결될 경우 금융제재와 손해배상소송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방침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