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이 운용을 맡긴 신탁자금의 상당부분을 은행들이 투자신탁회사
수익증권으로 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인해 은행들이 대우채권을 제외하고 수익증권을 환매할 경우 자산
가치가 떨어져 신탁배당률도 크게 하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보유한 수익증권 규모는 약 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절반이상은 신탁계정 보유분인 것으로 한국은행은 파악했다.

금융기관들은 당장 수익증권 환매를 요청해도 대우채권을 편입한 부분
만큼은 돌려받을 수 없지만 상당수 은행들은 조기 환매를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원금 손실을 보지 않지만 수익증권 투자에 따른 수익은 당초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후발은행 관계자는 "대우채권 편입으로 인해 약 3%의 손실을 입는다고
가정할 경우 배당률은 1%정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과세가계신탁 신종적립신탁 등 은행신탁 배당률은 현재 약 7~9%수준에
형성돼있다.

게다가 은행이 신탁계정을 통해 자체적으로 투자한 대우발행 CP(기업어음)
나 회사채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은행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투신사와 비교해볼 때 은행신탁이 입는 손실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게 아니냐"고 불평했다.

대형선발은행은 아직 수익증권 운용현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신한 하나
한미은행등은 내역을 밝혔다.

신한은행은 1조8천7백억원의 수익증권을 갖고 있으며 이 가운데 대우그룹
관련 회사채 편입금액은 25억원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하나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5천80억원어치의 수익증권중 대우관련 채권이
1백억원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은행은 수익증권으로 운용하고 있는 자산이 1백억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