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한 현대등 투자신탁(운용)회사들은 13일부터 기관투자가의 수익증권
환매가 조건부로 허용됨에 따라 환매가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대응방안을
마련하는데 분주하다.

12일 철야를 하면서 고객대응 방안을 마련한데 이어 13일에는 "3단계 환매
대책"을 수립했다.

첫단계로 고객이 수익증권 환매를 최대한 억제하도록 설득하되 그래도
환매가 들어올 경우엔 두번째 단계로 확보하고 있는 현금으로 환매에 응한다.

각 회사별로 1조5천억~2조원에 달하는 자금으로도 환매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에는 금감위에 자금지원을 요청, 한국은행으로부터 RP지원을 받는다는
것이 골자다.

<>투신사 대우채권 보유현황 =24개 투신(운용)사가 보유하고 있는 대우관련
회사채와 CP(기업어음)는 지난 4일 현재 27조5천4백38억원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중 이번에 환매가 제한되는 무보증.무담보 회사채와 CP는 18조8천9백72억
원이다.

총수탁고의 7.5%에 달하는 규모다.

회사별 대우채권 보유규모는 한국투신이 4조4천6백억원으로 제일 많으며
<>현대투신운용 3조2천5백억원 <>대한투신과 서울투신운용 각각 2조7천3백
억원 <>주은투신운용 2조2천2백억원 <>조흥투신운용 1조7천7백억원 등이다.

<>환매대책 =13일에는 수익증권 환매 요청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환매를 요청하더라도 실제로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16일 이후인데다,
16일에 대우그룹 구조조정방안이 발표되는 만큼 그것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관망세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작년 8월13일(금)에 발표된 "한남투자신탁 영업정지" 때에 연휴가
끝난 다음주 화요일부터 환매가 급증했던 것을 감안할 때 아직은 마음놓을
단계는 아니다.

따라서 투신(운용)사들은 만약의 환매사태에 대비해 자금마련방안을 세우고
있다.

우선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현금비율이 평균 10%에 달해 당장의 환매는 이
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손세명 한국투신 마켓팀장(이사)은 "현재 2조5천억원 가량의 현금이 있어
환매요청에 대해선 아무런 부담없이 지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투신(운용)과 대한투신도 2조원 안팎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환매요청이 쇄도해 자체 자금으로 대응할 수 없을 때에는
보유중인 국공채를 한국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RP자금을 지원받을 계획이다.

성금성 현대투자신탁증권 이사는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회사채를 팔 경우 금리가 오르고 주식시장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환매가 많을 경우엔 한은에 RP자금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준순 대한투신 이사도 "고객들이 수익증권 환매에 대해 일정한 제한을
가하고 있는데 대해 대체로 수긍하고 있다"며 "급히 자금이 필요한 고객에
대해서는 자체자금으로 충당하고 환매가 많아질 경우엔 한은 자금지원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