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사태란 원래 대단히 무서운 것이다.

은행에 넣어둔 예금도 일시에 인출사태가 벌어지면 은행이 부도가 나고
만다.

1929년의 세계대공황도 미국주가 폭락이 도화선이 됐지만 뇌관은 갑작스런
예금인출 사태였다.

그런 폭발력을 알면서도 정부는 공사채형 수익증권에 대한 환매를 허용했다.

뒷일을 감당할 자신이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일부에선 공적자금 투입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대란은 원래 느닷없이 닥치는 것이지 예고된 대란은 결코 대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미리미리 준비를 하고 방책을 세우기 때문이다.

예고된 대란은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 허정구 기자 huhu@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