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동해안에서만 주로 형성돼왔던 오징어 어장이 수온상승의 영향으로
서해안에 크게 형성돼 서해 조업 어민들이 기대하지 않았던 오징어풍년을 만
났다.

국립수산진흥원은 지난 13일 서해 흑산도 부근에서 조업하던 대형 트롤어선
들이 몸통길이 20~23cm의 오징어 8천2백70상자(1백51t)를 잡아 부산공동어시
장에 위판하는 등 최근 서해남부 해역에서 오징어 밀집어장이 형성되고 있다
고 15일 밝혔다.

이 오징어는 지난해 10~12월 남해안 일대에서 부화한 오징어로 남해안에서
겨울을 보낸 뒤 봄철 수온상승으로 빠르게 성장해 일부는 동해로, 일부는 서
해로 북상한 것으로 진흥원은 분석하고 있다.

8~10개월 가량 자란 이 오징어는 몸길이 20cm내외로 자라면서 지난 7월부터
서해에서 일부 발견돼 오다 최근 흑산도 부근으로 회유하면서 밀집어장을 형
성하고 있다.

부산공동어시장에 위판된 서해산 오징어의 위판실적도 이달초 1~2t에 불과
하던 것이 지난 7일에는 12t, 9일 16t, 11일 54t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13일의 경우 1백51t(8천2백70상자)으로 급증했다.

수산진흥원 관계자는 "현재의 기상조건을 감안하면 서해안의 오징어 어장이
한동안 계속돼 길면 가을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8~9월에는 냉수대
출몰이 잦은 동해안보다 오히려 서해쪽의 어장형성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강창동 기자 cd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