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깊은 조정에 들어가 있다.

증시주변 여건이 불투명한데다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늦춰지지 않고
있어서다.

수익증권 환매에 불안을 느낀 투자신탁도 13일에 1천1백억원어치나
순매도했다.

그동안 강한 지지선 역할을 하던 930대가 힘없이 무너져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있다.

당분간 970선을 뚫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에 따라 주가가 오르내리는 "눈치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대우문제가 말끔하게 해결되지 않는한 종합주가지수
1,000은 당분간 구경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 삼성물산등 그동안 시세를 많이 냈던 일부 우량주들도 추세가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주에는 월요일인 16일에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두가지 재료가
나온다.

대우그룹 문제에 대한 해법이 제시되고 12월결산법인의 반기실적이
발표된다.

대우그룹 해법은 앞으로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다.

시장이 납득할만한 대책이 나오면 주식을 사겠다고 대기하고 있던 투신과
외국인의 매수세를 자극, 엄청난 시세가 분출될 수 있다.

때맞춰 발표되는 기업실적으로 금융장세가 실적장세로 연결되며 전고점
(1,052.60.장중기준)을 뚫고 사상최고치를 향해 돌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장이 실망할 정도의 대책만이 나올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채권시장이 마비돼 금리가 치솟고 주가는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12일 오후 늦게 증권.투신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자금시장안정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시장안정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일 주가는 31포인트나 떨어졌으며 채권시장에서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는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이번주는 16일에 발표되는 대우그룹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충분히 확인한 뒤 움직이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게
바람직해 보인다.

상황이 불투명할 때는 쉬는 것도 훌륭한 투자전략이 된다.

현금으로 3일이상 버틸 수 있는 투자자는 그렇지 못하는 투자자보다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이 과거의 경험이다.

비록 발표가 호재로 작용해 주가가 급등하더라도 그때 비싸게 사는 것이
결과적으로 싸게 사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