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라콘, VIP갈비, 메뚜기 쌀"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이 판매하는 신선식품에도 "명품시대"가 열리고 있다.

식품안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소비자들의 선택기준이 까다로와지면서
판매업체가 품질을 보증한 "고급 브랜드 먹거리"에 대한 선호도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명품 식품은 일반 식품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고품질, 뛰어난 맛,
희소성 등에 힘입어 매출이 꾸준히 늘며 유통업체의 특화상품으로 뿌리
내리고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 식품매장에는 캔버라콘(옥수수), 그릴파티, 메뚜기 쌀 등
생소한 이름의 식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산 종자 "캔버라 80"에서 따온 캔버라콘은 강원도 평창의 해발 7백m
이상 청정지역에서 재배되는 품종이다.

알이 촘촘하고 단맛이 뛰어난 점이 특징이다.

현대 압구정동 본점의 경우 일반 옥수수 판매실적의 거의 2배에 달하는
하루 약1백50만원어치 씩이 팔릴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상등급 이상의 한우를 섭씨0도에서 15일간 성숙시킨 뒤
천연향신료로 재워 만든 고급양념육 "그릴파티"도 인기명품으로 꼽히고 있다.

이 상품의 매출은 지난해 말 월평균 3천만원에서 최근 4천5백만원대로 약
50%가 증가, 현대는 판매점포를 본점에서 천호점 무역점 등으로 넓히고 있다.

"메뚜기 쌀"은 경남 산청산의 무농약쌀로 메뚜기가 살 수있을 정도의
깨끗한 환경에서 재배됐다는 뜻을 담고 있다.

가격은 10kg에 3만2천5백원으로 일반쌀의 2만9천원보다 다소 비싼 편이나
지난 4월부터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 지난달에 1천5백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자연발효 치즈인 "파마산 치즈"도 월평균 약
1천만원어치가 팔리면서 7백만원대에 머문 국산 치즈를 크게 앞서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의 전반적인 고급화 전략에 맞춰 생식품에서도
고급화, 고품질화 추세가 뚜렷해 지고 있다"며 "할인점에 맞서기 위해서도
차별화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추석을 맞아 신세계백화점 식품 바이어와 납품업체
대표들이 품질을 보증하는 15개 품목의 "신세계 명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소 갈비의 4,5,6번살로 소한마리에서 2~3kg만 나오는 "VIP 갈비"를 비롯,
제주도 왕망고, 추자도 알배기 굴비, 하우스 신고배, 경산포 재래돌김,
남해안 특죽방멸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청과나 채소류의 경우 산지 농민과의 계약재배를 통해 신세계에서만
독점판매하며 가격은 일반제품에 비해 20~30%가량 비싸다.

이종묵 신세계백화점 식품팀장은 "최고급 식품만을 엄선하다 보니 수량이
1백~2백개 정도로 국한돼 있다"며 "수익성 보다는 고급 백화점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7일자 ).